'인터넷 先祖' 佛 미니텔, 역사 속으로

조준형 2012. 6. 2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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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TGV 버금가는 자랑거리…보급 30년만에 서비스 중단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기능면에서 인터넷의 할아버지, 디자인 면에서 애플 초기 제품 매킨토시의 `모델'로 불릴만한 프랑스의 미니텔이 오는 30일자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영국 신문 가디언 인터넷판은 프랑스 고유의 정보 제공 시스템인 미니텔 서비스가 1982년 처음 등장한 지 30년 만에 중단된다고 28일 보도했다.

프랑스인들은 미니텔과의 작별파티를 하고 있으며, 현지 신문들은 `30년 친구'를 추억하는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미니텔은 인터넷이 일반화되기 십수년 전에, 또 개인용 컴퓨터(PC)도 희귀품이던 1980년대 초반 국영 프랑스텔레콤이 전화와 정보기술을 결합, 문자 기반의 통신서비스로 도입한 것이다.

9인치 흑백 스크린과 키보드로 구성된 이 기기는 `작은 프랑스 상자(Little French Box)'라는 애칭이 말해주듯 프랑스인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프랑스 국민들은 각 가정에 무료로 보급된 이 기기를 처음에 `전자 전화번호부' 정도로 활용하다 이후 시험결과 확인, 대학 지원, 열차예약, 날씨 확인, 채팅 등으로 점점 용도를 넓혀 나갔다. 성인 온라인 채팅의 `원조' 격인 `미니텔 로즈'는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한 서비스였다.

`황금기'였던 1990년대 중반 전국에 900만대가 보급된 가운데 2천500만명이 총 2만3천여개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을 정도로 미니텔은 프랑스인 삶의 일부였다.

당시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한 석상에서 파리 근교 소도시 오베르빌리에에 사는 빵집 주인이 미니텔을 통해 은행계좌를 체크할 수 있다고 자랑하면서 "뉴욕의 빵집 주인도 그럴 수 있나요?"라고 물었다는 일화에서 보듯 미니텔은 고속열차 테제베(TGV)와 함께 기술 분야에서 프랑스인들의 자랑이기도 했다.

서비스 종료 직전까지 프랑스 전역에 80만대가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었던 미니텔은 시대를 앞선 혁신성에도 불구, 세계화에 실패한 채 `영광스러운 고립'에 만족해야 했다. 프랑스가 해외 마케팅을 시도했지만 국제적인 관심을 끄는 데 실패했고, 결국 1990년대 후반 혜성처럼 세계무대에 등장한 인터넷에 압도당했다.

프랑스 작가 발레리 샤페르는 미니텔이 "프랑스가 미국이나 다른 외부세계 모델을 쳐다보기보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우리 자신의 목소리를 만들고 싶어했던 시절의 향수(鄕愁)"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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