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비상] 100조 넘어선 아파트 집단대출이 '가계부채 폭탄'의 뇌관
연체율 1.71%로 급등,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의 4배
집값 추가하락땐 건설사·은행까지 수렁에 빠질 수도
김포 한강신도시에 들어선 W아파트 계약자 500명은 최근 "분양가가 턱없이 높아 손해를 봤다"며 시공업체엔 계약해지를, 집단대출을 해준 은행엔 갚을 빚이 없다는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냈다. 중도금 납부도 거부하고 있다. 2009년 수도권 집값이 살짝 회복되자 건설회사들이 분양자의 상환능력은 따지지 않은 채 계약금만 받고 '묻지마 분양'을 유도한 게 화근이었다. 하나 둘 빚 갚을 시점은 다가오는데 집값은 떨어지니 감당이 안 되는 것이다.
인천, 경기 김포ㆍ일산 등 수도권 외곽은 지난해부터 집단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4월말 현재 분쟁사업장은 94개에 달하고 연체잔액은 무려 1조1,000억원이다. 28개 사업장에선 대출취급 은행을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소송도 진행 중이다.
분쟁의 씨앗은 집단대출이다. 원래 집단대출은 받는 쪽에선 일일이 대출심사를 받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고, 은행은 재개발, 신규 분양 또는 입주 아파트 분양업자와 협약을 체결하면 한꺼번에 대규모 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방식이다. 더구나 빚 갚을 능력을 따지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도 받지 않으니 이미 대출한도를 넘었더라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중도금대출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집단대출은 부동산 경기가 활황이거나 향후 집값이 올라야 한다는 단서를 충족하지 못하면 언제든 독이 든 성배로 변할 수 있다. 입주 시점에 집을 팔아 이자를 내고 조금이라도 벌 요량으로 DTI 기준을 초과해 돈을 빌렸는데, 집값이 떨어지거나 팔리지 않으면 이자 및 원금상환 부담을 견뎌내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연체를 하거나 소송으로 피해를 모면하려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실제 집단대출 연체율은 급등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월말 현재 국내은행 가계 집단대출 연체율은 1.71%로 전달보다 0.15%포인트 상승했다. 2010년 12월(0.95%)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로 5개월 연속 오름세다. 집단대출 부실채권 잔액도 늘어 3월말 현재 1조2,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3,000억원(33.3%)이나 늘었다.
집단대출은 가계부채 대란의 핵심 뇌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4월말 현재 은행의 가계 집단대출 잔액은 102조4,000억원으로 은행 전체 가계대출(451조1,000억원)의 22.7%, 주택담보대출(305조6,000억원)의 33.5%에 달한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5월말 0.43%)의 4배를 넘어 전체 가계부채의 연체율 증가를 주도하는 셈이다.
더구나 한국은행에 따르면 집단대출이 이뤄진 단지 가운데 분양가가 주변 주택가격보다 30% 이상 높은 아파트가 절반이 넘고(58.7%), 상당수가 미분양 상태라 집값이 더 떨어진다면 대규모 연체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입주도 하기 전에 '하우스푸어(House Poor)'로 전락하는 가구가 속출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현재 하우스푸어는 120만 가구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고 소송이 능사도 아니다. 소송에서 질 경우 눈덩이처럼 쌓인 연체이자를 한꺼번에 부담해야 하고, 연체기록이 남아 채무불이행자로 전락할 수도 있다. 현재 중도금 납부를 거부한 4,000여명은 평균 1억원 가량 빚을 져 소송을 1년만 끌어도 연체이자가 1,800만원에 이른다.
특히 집단대출이라는 뇌관은 연쇄적인 가계부채 연체 사태를 넘어 입주 거부로 부실자산을 떠안는 건설회사의 부실화→ 은행의 건전성 악화→경제 전반의 후(後)폭풍으로 이어질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고찬유기자 jutd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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