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경향〉어딜가나 대세는 개콘 '고~뤠' 스크린도 접수
다음달 5일 개봉되는 일본 애니메이션 <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 > 에는 < 개그콘서트 > (이하 개콘) 개그맨들이 대거 등장한다. 개그맨 김준현이 극중 요괴 3인방의 리더인 '이와'를, 양상국과 안윤상이 각각 다른 '요괴'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는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한층 더 살아났다.
김준현은 "고뤠?" "그지?" 등 자신의 유행어를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그가 연기한 이와는 덩치는 크지만 소녀 감성을 가지고 있어 "뚱뚱하지만 마음만은 홀쭉하다"고 외치는 김준현과도 연결된다. 삐쩍 마른 요괴 '카와'를 연기한 양상국은 "작화 감독이 나를 모델로 그린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극중 캐릭터와 닮아 화제가 되고 있다.
7월26일 개봉되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 아이스 에이지4: 대륙이동설 > 은 '꺾기도' 멤버들이 더빙을 했다. < 아이스 에이지 > 는 배한성씨 등 주로 전문 성우가 목소리 출연을 해왔는데, 연예인을 기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준호, 홍인규, 장기영, 조윤호가 각각 코끼리, 버니, 오소리, 기러기 등의 동물 캐릭터를 연기한다.
영화사 측은 "'꺾기도'의 유행어인 '~다람쥐'가 영화 속 다람쥐 '스크랫'을 연상시켰고 '꺾기도' 개그맨들과 영화 속 해적들의 캐릭터와도 매칭이 잘 돼 더빙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스크린에도 < 개그콘서트 > (이하 개콘) 전성시대가 열렸다. 이들은 친근함과 연기력을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더빙 자리를 속속 꿰차고 있다.
앞서 개그맨 허경환은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 마다가스카3: 이번엔 서커스다! > 의 극장광고 목소리를 맡았다. 그는 "오래 기다렸니" "놓치면 아니 아니 아니되오" 등의 유행어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얼마전까지 애니메이션의 목소리 연기는 대개 인기 아이돌 그룹의 차지였다. 지난해 초 카라의 규리와 슈퍼주니어의 신동이 < 알파 앤 오메가 > 목소리 연기를 맡았고, 엠블랙의 이준과 티아라의 지연은 < 노미오와 줄리엣 > 에서 호흡을 맞췄다. 지난 1월에는 샤이니의 태민과 소녀시대 써니가 < 코알라 키드: 영웅의 탄생 > 를 더빙했다.
아이돌 그룹이 더빙을 맡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영화 홍보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돌의 경우 발음이나 발성 면에서는 전문 성우에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틈새를 파고 든게 개그맨들. 특히 인기와 연기력을 앞세운 < 개콘 > 개그맨들이 아이돌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콩트 연기를 하는 개그맨들은 기본적인 연기력과 순발력을 갖추고 있다. 또 최근에는 숱한 유행어를 양산하는 등 인기를 끌면서 아이돌그룹 못지않는 홍보 효과를 낸다.
지난 2월 개봉된 < 토르 마법망치의 전설 > 은 최효종, 김원효, 조지훈을 기용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 애니메이션은 전국 75만여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 모모와 … > 를 홍보하는 이노기획의 김도희 과장은 "75만명을 동원한 < 토르 마법망치의 전설 > 은 개그맨 더빙의 덕을 톡톡히 본 작품으로 꼽힌다"면서 "어린이들이 < 개콘 > 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이들 개그맨이 더빙을 맡았다는 것만으로도 홍보하기가 용이하다"고 말했다.
개그맨들의 연기력과 순발력은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 아이스 에이지4 > 의 국내 홍보를 맡은 이가영화사의 지혜윤 실장은 "개그맨들은 확실히 리액션과 애드리브가 좋다. 순발력이 좋아서 녹음을 하면서도 그 때 그 때 상황에 잘 대처한다"고 말했다. 지 실장은 "콩트 경력을 살려 대사의 말맛 잘 살리는 데 이런 강점이 애니메이션을 더 돋보이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모바일 경향 [경향 뉴스진(News Zine) 출시!]| 공식 SNS 계정 [트위터][미투데이][페이스북]- ⓒ 스포츠경향 & 경향닷컴(http://sports.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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