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환 불투명한 '시한폭탄 가계빚' 180조
[동아일보]
국내 가계가 보유한 금융부채의 약 30%인 180조 원이 향후 원금 상환이 시작되면 부실해질 수 있거나 이미 차주(借主)의 상환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위험부채'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가 통계청의 '2011년 가계금융조사'의 원본 데이터를 기초로 가구당 소득 및 자산, 부채 규모를 정밀 분석한 결과다.
이처럼 가계 빚이 한국경제의 최대 위험요인으로 부상하면서 유럽 재정위기에 대응한 정부의 주된 정책과제도 외화 건전성 확보나 금융시장 안정에서 가계부채의 연착륙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KB금융이 26일 펴낸 '가계부채 고위험군 분석 보고서'는 현재 금융부채를 갖고 있는 전국 941만 가구의 부채 591조 원(임대보증금 제외)을 향후 부실 가능성에 따라 △저위험군 △잠재적 위험군 △중위험군 △고위험군 △부실군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전체 부채의 69.5%(410조8000억 원)는 현 소득이 원리금 상환에 충분하거나 금융자산이 금융부채보다 많아 상환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2.7%인 75조3000억 원은 부동산 등 실물자산을 처분하면 빚을 갚을 수 있지만 향후 원금 상환이 시작되면 위험 가능성이 커지는 '잠재적 위험군', 10.7%인 62조9000억 원은 소득이 원리금 상환액과 생활비의 합계액보다 적어 현상 유지가 불가능한 중위험군으로 각각 분류됐다.
▼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80%는 이자만 상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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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적 위험군과 중위험군은 자산을 팔면 어떻게든 빚을 갚을 수는 있다는 점에서 파산 가능성은 적지만 당장 쓸 돈이 없게 된다. 집을 사느라 막대한 빚을 진 '하우스푸어'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어 실물자산을 모두 팔아도 빚을 갚을 수 없는 고위험군 부채는 6.2%인 36조8000억 원, 실물자산은 물론이고 소득을 보태도 상환하는 데 역부족인 부실군 부채는 0.9%인 5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가구의 주택 보유 비율은 20%에 불과하고 제2금융권 이용자도 상당수인 다중(多重)채무자여서 금융기관이 빚의 일부를 떼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제가 시급한 것은 위험 부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잠재적 위험군'이다. 향후 경제여건 변동에 따라 부실 가능성이 빠르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담보가치 하락으로 적지 않은 '하우스푸어'들이 시중은행들로부터 일부 원금 상환 압력을 받고 있다.
특히 이들 가구가 본격적으로 원금 상환을 시작하면 가정 경제에 엄청난 부담을 받을 수 있다. KB금융은 현재 이자만 갚고 있는 가구가 원금을 갚기 시작하면 금융부채 가구의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비율이 49.1%로 높아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버는 돈의 절반을 빚 갚는 데 써야 한다는 뜻이다.
금융당국도 이 부분을 가장 신경 쓰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자만 내고 있는 대출 비중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80% 수준이고 은행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의 비중도 95%나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업부채가 1997년 외환위기의 원인이 된 것처럼 가계부채가 이번 경제위기 국면에서 한국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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