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마의 키친다이어리]초록과 함께하는 오늘의 점심

바쁜 일상 속에서도 내가 꿈꾸는 점심 풍경은 클로드 모네의 <풀밭 위의 점심> 같은 거다. 짙푸른 녹음이 우거진 숲 한가운데 자리를 펴고 앉아 달콤한 와인 한잔에 곁들인 가볍지만 여유로운 점심. 현실은 북적거리는 도심 속 식당 한 구석이라 할지라도 마음만은 그처럼 넉넉한 풀밭을 그리며 오늘도 점심명소들을 유랑해본다.

Monday

피카

스웨디시 카페란 이름에 이끌려 들어간 피카(FIKA)에서 월요일을 상큼하게 만들어줄 메뉴를 만났다. 신선한 생허브를 갈아 넣은 스웨디시 허브스무디인 스웨디가 바로 그것인데, 평소 좋아하는 바질을 주문했더니 풍부한 바질향 덕분에 눈과 입이 온통 초록빛으로 변하는 기분이다. 스웨덴에서 직수입한 재료와 전통 레시피는 물론 북유럽 스타일로 꾸며진 실내도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매장에 깔리는 낯선 유럽 음악도 신선하다.

맛있는 Tip

•주소 및 전화번호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49 용진빌딩, 02-511-7355 •메뉴 및 가격 바질 스웨디 6000원 Tuesday데미타스서울 성곽길을 걷고 내려오는 길에 부암동 데미타스에 들렀다. 일본식 목조건물 2층에 자리한 데미타스는 좁은 나무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작고 아담한 다락방 카페다. 테이블 세 개가 고작이지만 언제나 정성 가득한 가정식 메뉴를 맛볼 수 있어 인기가 좋다. 특히 소고기와 브로콜리를 가득 넣은 일본식 하이라이스는 부드럽고 진한 풍미가 인상적이다. 카페 한구석에 진열된 빈티지 그릇도 소소한 볼거리다.

맛있는 Tip

•주소 및 전화번호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254-5 2층, 02-391-6360 •메뉴 및 가격 하야시 라이스 9000원 •같은 메뉴 다른 맛집 아비꼬/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37-4/02-515-3212 Wednesday마약김밥요즘엔 너도나도 마약김밥이란 표현을 사용하지만 원조는 역시 광장시장이다. 종로에 들른 김에 오랜만에 찾은 마약김밥은 번듯한 가게까지 차려 확장했음에도 여전히 그 맛에 중독된 사람들로 길게 줄을 섰다. 단무지와 당근 등 별 것 없이 속을 채워 말아냈음에도 깔끔한 뒷맛은 여전하다. 과거엔 그날 준비한 재료가 떨어지면 미련 없이 자리를 떠나 헛걸음하기 일쑤였지만 요즘은 조금의 기다림만 감수하면 저녁 늦게까지도 맛볼 수 있다.

맛있는 Tip

•주소 및 전화번호 서울시 종로구 종로 5가 395-4, 02-2264-7668 •메뉴 및 가격 꼬마김밥 2500원 •같은 메뉴 다른 맛집 달볶이/서울시 용산구 청파동 55-29/02-715-6137 새끼김밥/서울시 종로구 예지동 6-1/016-424-9975 Thursday후스테이블북촌의 입구인 가회동은 평일엔 비교적 사람이 적어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브런치를 즐기기에 딱이다. 특히 대로가에 위치한 후스테이블은 창 너머 북촌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까지 눈에 담을 수 있어 즐겨 찾는 곳 중 하나다. 샐러드와 파스타가 주 메뉴지만 브런치 타임엔 신선한 야채로 만든 파니니와 직접 조리한 스프를 세트로 내는데,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 위에 부담도 적다. 요즘 같은 날씨엔 야외 테이블도 운치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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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및 전화번호 서울시 성북구 가회동 70-2, 02-766-5061 •메뉴 및 가격 파니니 세트 1만3000원 •같은 메뉴 다른 맛집 룩앳미/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35-22/02-3442-0061 빠니니아저씨/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 288-18/02-967-2341 Friday평래옥"요즘 너무 덥지 않니? 며칠째 땀으로 범벅을 했더니 몸보신이라도 해야겠어" 외근이 잦은 P가 투정 섞인 하소연을 늘어놓기에 점심 데이트 삼아 평래옥으로 불러냈다. 원래 냉면집으로 유명하지만 여름엔 비장의 보양식인 초계탕이 일품인 곳이다. 한여름 보양식 중 하나인 닭고기를 차가운 육수와 각종 야채, 담백한 메밀면에 함께 말아내는 이곳의 초계탕은 삼계탕의 뜨거운 국물이 부담스러울 때 최고의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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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및 전화번호 서울시 중구 저동2가 18-1, 02-2267-5892 •메뉴 및 가격 초계탕 1만1000원(2인분 이상 주문) •같은 메뉴 다른 맛집 황후삼계탕/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33/02-739-0145 [ 글·사진 꼬꼬마(여행작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333호(12.06.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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