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0 부동산대책 후속조치 내용] 꺼지지 않는 DTI 완화론

이연선기자 2012. 6. 1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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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푸는 것은 안 된다고 밝혔음에도 완화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금융 당국은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지난 5ㆍ10 부동산 활성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 경기 불황이 깊어지자 확실히 부담이 커진 표정이다.

이번 DTI 완화에 불씨를 당긴 사람은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이다. 권 장관이 지난주 말 기자들과의 산행에서 "생계자금이 목적이라면 주택 구입과 구분해 DTI를 적용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견해를 밝히면서 다시 DTI가 제한적으로 완화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현재 은행창구에서는 주택담보대출시 자금 이용 목적을 주택구입과 생활자금으로 구분해 명시하도록 하고 있다.

물론 주무부서 책임자인 고승범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가계대출을 지렛대 삼아 부동산 경기를 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DTI 완화에 대해서는 용도 구분을 할 것 없이 불가하다는 입장에서 바뀐 게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융 당국의 속내는 좀 더 복잡하다. DTI 완화는 여전히 불가하다는 입장이지만 주택거래가 동결된 상황에서 실수요자나 고령자를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시장의 요구를 완전히 외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지점장은 "특히 주택 한 채가 재산의 전부인 고령자의 경우 DTI 규제 때문에 주택이 팔리지도 않고 대출을 받기도 쉽지 않아 고충을 호소한다"며 "담보인정비율(LTV)이라는 규제도 존재하는 만큼 최소한 고령자에 대해서만이라도 DTI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금융 당국은 DTI 완화가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기여하는 측면보다 시장에 오히려 '주택경기가 바닥'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하우스푸어 등 다중채무자의 대출은 그새 질이 더 악화됐다는 것도 부담 요인이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2~3개월 전만 해도 주택가격이 더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에 모두 동의했지만 최근에는 주택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의견이 일부 있어 DTI를 완화할 경우 오히려 시장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가격 하락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금융 당국이 오히려 가계 빚을 늘리는 데 일조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금융 당국이 DTI를 대체할 만한 부동산 금융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주택자인 고령자나 하우스푸어의 생활자금 융통을 위해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이나 시중은행의 역모기지론을 활성화할 수 있는 지원대책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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