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박스]'적도의 남자' 베스트3
4년 전 드라마 '태양의 여자'의 남성시청자들 사이에서 '앓이병'이 도졌다면 '적도의 남자'는 여성시청자들의 여운을 잡고 있다. '적도의 남자' 베스트3를 공개한다.
#아쉬워서 베스트
종방 한 회를 앞둔 방송사고는 '적도의 남자' 출연배우들이 한 목소리로 아쉬워한 대목이다. 19회 마지막 10분이 통으로 날아간 것. 해당 촬영분량이 담긴 테이프가 편집실로 제때 배달되지 못한 탓이었다.
워낙 빡빡한 촬영일정이지만 '마지막이니 욕심을 더 내보자'는 생각에 발목이 잡혔다. '생방송 촬영현장'을 딱 걸린 순간이었던 셈. KBS MBC SBS 등 지상파3사가 미니시리즈 '72분 방송'에 합의했지만 상황을 고려해 MBC와 SBS는 '적도의 남자' 20회의 82분 방송을 허용했다.
#비하인드스토리가 베스트
극중 모든 잘못을 참회한 장일(이준혁). "용서한다"는 선우(엄태웅)의 말에도 그 동안 자신을 옥좼던 모든 욕망의 끈을 놓은 장일은 힘 없이 쓰러졌다.
이러한 감정이 드러났던 신은 장일의 샤워장면. 샤워부스 안에 웅크리고 앉아 온 몸으로 물을 맞았다. 상의는 탈의, 하의는 트렁크 속옷차림으로. 이준혁이 "전라로 찍고 싶었다"고 말했던 장면이다. 앙상하게 마른 몸, 눈부시게 하얀 속살은 장일의 처절함을 살려줄 거라 믿었다. "오후 10시에 방송되는 지상파 드라마에서는 그럴 수 없었다"는 아쉬움을 이준혁만 느끼진 않을 듯.
#그야말로 베스트
극중 눈이 먼 선우와 그를 옆에서 지켜주는 지원(이보영)이 마음으로 전한 인사가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선우를 집까지 바래다 준 지원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까지 선우에게서 시선을 놓지 않았다. 한 뼘 정도의 틈이 남은 찰나 선우가 지원을 향해 고맙다며 허리를 숙인 장면은 시청자의 눈시울을 자극했다.
한편으론 소름을 돋게도 했다. '앞이 보이지 않아도 마음으로 모든 걸 읽는다'는 메시지는 선우가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자신을 일부러 구하지 않는 장일의 악행을 간파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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