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부천] [위크엔드] '꽃들의 합창' 속에 싱그러운 6월이 당신 곁으로..

최재용 기자 2012. 6. 1.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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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매립지 야생화 단지 10일까지 무료 개방

6월의 시작.

봄은 이제 떠나갈 시간이지만 들판에 나가보면 아직은 분명 한여름과는 다른 '봄의 기운'이 남아 있다. 사람들이 그토록 못살게 구는데도, 제철이 왔다고 어김없이 예쁜 얼굴을 보여주는 봄꽃들을 보면 자연이란 참 '속 좋은 녀석'이라는 생각도 든다.

인천 서구에 있는 수도권매립지에서 지난 25일부터 '봄 꽃밭 개방' 행사를 열고 있다.

이 매립지 한쪽에 만들어 놓은 야생화 단지를 오는 10일까지 무료 개방하는 것이다. 86만㎡의 좁지 않은 땅에 300여종 66만 그루의 나무와 풀들이 기다리고 있다. 오가는 길이 다소 불편하지만 이번 주말에는 여기서 이 속 좋은 친구의 넉넉함을 느껴보자.

◇들어서면 바로 자연(自然)

수도권매립지는 서울·인천·경기 3개 시·도에서 나오는 생활쓰레기를 묻어서 처리하는 곳이다. 수많은 쓰레기 처리 차량들이 하루 종일 들락거리는, 한마디로 혐오시설이다. 하지만 그 한쪽에 따로 만들어 놓은 야생화 단지는 전혀 다른 '별세계'다. 주차장을 지나 단지로 가는 길 위에 올라서면 어느새 도시는 없어진다. 사방은 온통 나무와 풀, 푸른 하늘과 산이다. 조경이 잘 된 정원 같은 길을 걷다보면 양쪽에서 꽃들이 인사를 한다. 아직은 어른 허리 높이 정도인 해바라기 꽃들은 마치 소녀와 같은 풋풋함을 느끼게 한다. 5~6월이 제철로, 꽃이 크고 아름다워 예로부터 관상용(觀賞用)으로 사랑받는 작약은 둥글게 커다란 무리를 이뤄 우아함을 뽐낸다. 그 옆에 붉게 물든 채 서 있는 한 그루 단풍나무에 나도 모르게 "어, 웬 단풍?"하고 걸음을 멈추게 된다. 앞에 써놓은 안내판을 보니 '5월에 붉은 단풍이 피어 가을까지 가는 홍단풍'이란다. 꽃양귀비, 구절초, 라일락, 원추리, 노랑꽃창포, 느릅나무, 병꽃나무, 조팝나무…. 이름만 들어도 왠지 다정함이 느껴지는 식물들이 줄을 잇는다. 곳곳에 이들 식물에 대한 설명이 붙어 있어 생물 공부가 되지만, 굳이 그런 신경까지 안 써도 좋다. 오히려 그냥 숨 크게 들이쉬며 아무 생각 없이 걷다보면 머리가 맑아진다.

연못에는 물레방아가 돌고, 산들바람에 물결이 잔잔히 흐른다. 어디선가 '꺽꺽'하는 꿩 울음 소리도 들려온다.

걷다가 힘이 들면 여기저기 놓여 있는 원두막이나 벤치에서 쉬면 된다. 오랜만에 잔디에 누워 짧은 잠이라도 즐길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모형으로 만든 초가집, 찰랑이는 호수를 건너는 다리…. 어디서든 카메라를 들이대면 바로 '그림'이 된다.

◇가족·연인의 소풍길로 제격

야생화 단지는 시원하게 넓고, 곳곳에 쉴 곳이 많다. 그 대신 음식점이나 놀이시설 같은 것은 전혀 없는 자연 공원이다. 이번 행사를 열고 있는 드림파크 문화재단(032-560-9904~ 9915)은 "번잡스러운 행사 방식 대신 조용하고 편안한 휴식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축제판들이 흔히 갖추는 공연이나 음식점은 유치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곳에 오려면 우선 도시락과 마실 물을 챙겨와야 한다. 예전 학창시절 소풍처럼 김밥에 사이다라도 싸와서 추억에 잠겨보는 것은 어떨까. 온 가족이 와서 이야기 꽃을 피워도 좋고, 연인들이 손을 잡고 한없이 걸어도 좋다. 나무가 많이 있다곤 하지만 햇볕이 워낙 강하고 하늘이 뻥 뚫려 있기 때문에 모자나 양산, 선글라스도 필수다. 잔디밭에 들어가 음식을 먹으며 쉬는 것이 허용되는 만큼 돗자리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이곳 수도권매립지는 2016년까지만 쓰고 문을 닫도록 돼 있다. 그 다음엔 서울·인천·경기 3개 시·도가 각자 처리장을 마련해 쓰레기를 처리해야 한다. 이 기한을 연장하려는 서울시와 시민 피해 때문에 더 이상은 안 된다는 인천시 사이에 요즘 갈등이 크다. 이곳을 다녀가면서 우리들이 무심코 만들어 내는 생활쓰레기가 얼마나 큰 문제가 되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만들 수 있다면 더욱 값진 나들이가 될 것이다. 매립지 바깥에는 지난 25일 정식 개통한 경인아라뱃길(경인운하)이 흐른다. 이 뱃길 역시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버스를 타고 행사장에 오려면 인천시내버스 1번과 30번, 서울시청과 여의도를 거치는 1002번(김포운수), 서울역과 합정역을 거치는 1100번(삼화고속), 양재역과 강남역을 거치는 9802번(삼화고속)을 이용하면 된다. 행사 기간 동안 이들 버스의 매립지 인근 정류장과 행사장을 이어주는 셔틀버스도 일부 운행한다. 철도로는 공항철도 검암역에서 내리면 행사장을 오가는 셔틀버스가 기다린다. 아무래도 외진 곳에 있어 버스·전철보다는 자가용이 편할 것이다. 하지만 도중에 오가는 차가 많고, 공사하는 곳도 많아 길이 많이 막히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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