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 신불자 전락한 하우스푸어] 2006~2007년 45조 대출.. 집값의 50% 빚내 주택 구입

이철균기자 2012. 5. 3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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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꼭짓점에 있던 지난 2006년과 2007년은 주택담보대출 규모도 빠른 속도로 늘었다.

2006년에는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무려 31조5,000억원에 달했고 2007년에도 13조2,000억원의 대출이 이뤄졌다. 당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각각 49.5%(2006년ㆍ평균)와 47.9%(2007년). 대략 집값의 50%가량을 빚을 내 주택을 구입했다. 6억원짜리 아파트를 3억원가량의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했다는 얘기다.

대출기간도 길지 않았다. 5년 이하로 대출한 사례가 2006년에는 42.6%에 달했고 2007년에도 34.8%였다. 또 2006년부터는 분할상환 비중이 늘어나는데 2005년 36.3%에 불과했던 분할상환 비중은 2006년 52.4%, 2007년 59.2%의 비약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원금과 이자를 나눠 상환하면서 부담이 더 줄기는 했지만 집값이 하락하고 LTV도 50%에 육박하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은 크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도 "분할상환이라 하더라도 원금과 이자를 한꺼번에 내기 시작하면 그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LTV 비중이 집값의 절반가량 적용됐을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은 상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통 집값의 40% 이상을 대출 받아 주택을 구입할 경우 '원금+이자' 부담이 크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대출 규모를 집값의 40%를 넘지 말 것을 조언하고는 한다. 하지만 집값이 상승세를 이어가자 주택구입자 대부분이 '40% 미만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서 원리금 상환 압박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분할상환도 보통 5년 거치 이후 '원금+이자'를 내야 하는데 2006년 대출자는 지난해부터, 2007년 대출자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상환이 이뤄진다. 3억원 대출자의 경우 매달 원금과 이자를 200만원(연이율 5% 적용) 이상 상환해야 할 정도다. 실제로 거치기간이 끝나 원금도 갚기 시작해야 하거나 전액 갚아야 하는 대출은 올해는 25.6%, 내년에는 20.5%에 이른다. 2년 사이에 주택담보대출의 절반 가까이(46.1%)가 몰려 있는 셈이다. 감독당국의 한 관계자도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올해와 내년에 상환이 집중돼 있다는 점"이라면서 "금융기관에 대출기간 연장 등을 권고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집값 하락이 이어지고 거래마저 뚝 끊겼다는 점이다. 소득만으로 원리금 상환이 한계에 이르렀지만 집을 팔 수도 없어 결국 채무불이행으로 이어지는 현실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전체 가구 가운데 과다채무 가구(원리금 상환 부담이 소득의 40%를 넘는 가구) 비중이 9.9%(지난해 말 기준)에 달한다. 10가구 가운데 한 곳은 소득으로 원리금 상환마저 힘든 한계가구인 셈이다. 2분위 계층의 과다채무 가구는 9.4%에서 12.9%로 크게 늘기도 했다.

시중은행의 한 여신담당자는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조금씩 상승세에 있는데 집단대출 탓도 있지만 원리금 상환이 본격화되자 이를 갚지 못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79%로 부동산 경기가 호조를 보였던 2006년 10월(0.94%)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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