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버스료 1150원으로 내렸다고? 몰랐어"..홍보 강화 시급

박재원 2012. 5. 2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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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뉴시스】박재원 기자 = 충북 청주·청원 양 지역 상생발전을 위한 시내버스요금 단일화가 22일 시행 이틀째를 맞았다.

이번 버스요금 단일화는 주민들이 양 시·군 행정구역 통합의 필요성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첫 번째 결과물이다.

팍팍한 살림살이에 버스요금을 줄여주는 정책에 불만을 갖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요금 단일화를 전혀 모르는 주민들도 많아 시행 초기 홍보부족이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시행 이틀째를 맞은 청주·청원 시내버스요금 단일화에 대한 주민반응을 듣기 위해 기자가 직접 버스를 타봤다.

오전 6시37분 청주 '용두사지철당간' 정류장에서 211번 시내버스를 타고 미원으로 향했다.

미원에 간다며 1500원을 요금함에 넣자 버스 기사가 350원을 거슬러 줬다. 불과 이틀 전만해도 2900원을 지불해야 했지만 요금 단일화 시행으로 1150원(현금 기준)이면 미원 뿐만 아니라, 청원지역 시내버스 전 노선을 이용할 수 있다.

청원군민들에게는 버스요금이 대폭 인하된 것이다.

미원으로 향하는 버스가 청주 경계를 벗어나 남일면 청원 군내로 들어서자 노인 두 명이 시끄러운 엔진소리에 아랑곳없이 청주·청원 통합을 놓고 대화를 나눴다.

추청1리까지 간다는 할아버지 한 분께 이번 버스요금 인하에 대해 묻자 "몇 푼 안 되는 돈이지만 노인들에게는 큰 돈이다. 청주시가 군을 위해 돈을 낸 게 아니냐. 정말 좋은 일을 했다"고 반겼다.

오전 7시20분께 버스가 미원 종점에 도착했다. 내리는 승객은 고작 10명에 불과했다.

미원 종점에서 청주에 있는 병원을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던 이금복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는 일주일에 4번 병원에 가고 그 때마다 왕복 1만원 가량 교통비를 쓴다고 했다.

"교통비 부담이 많았는데 요금이 내려 정말 다행"이라며 버스요금 단일화를 제일 먼저 반겼다.

미원 종점에서 300m 떨어진 자전거공원 정류장에서도 노인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요금 단일화 시행을 몰랐던지 노인들 손에는 3000원이 꼭 쥐어져 있었다. 노인들은 1150원으로 요금이 단일화 됐는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한 노인은 요금을 덜 내게 된 것을 크게 기뻐했지만 이를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멋쩍어했다. 정류장에 모인 노인 대다수가 요금 단일화 시행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시행초기 탓인지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군은 대대적으로 홍보한다고 했지만 정류장 어디에도 홍보용 현수막은 걸려 있지 않았다. 자신들이 쌓은 치적은 청사 벽면에 현수막을 걸어 크게 홍보하는 군 본청도 버스요금 단일화를 알리는 홍보물은 내걸지 않았다.

현수막 문구 자체도 문제다. 단순 '버스요금 단일화 시행' 문구만 현수막에 크게 명시해 요금이 얼마로 조정됐는지 정작 중요한 정보는 알 수 없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도 한 노인이 요금함에 3000원을 넣자 기사가 다시 1850원을 잔돈으로 거슬러 주는 일도 벌어졌다.

다음달 치러질 통합 찬·반 투표에 33.3%의 주민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이번 시내버스요금 단일화를 적극 홍보·활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pj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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