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 투기지역 족쇄 풀린다
부동산 규제 마지막 보루 9년 만에 완전 해제
LTV·DTI 50%로 높아져 대출가능 금액도 늘어나
거래 활성화 효과보다 시장에 왜곡된 기대 우려도
정부가 오는 10일 서울 강남 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 투기지역 지정 해제를 골자로 한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을 발표한다. 일부 세제 완화 방안들이 포함될 것이 확실하지만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은 7일 "홈런보다는 번트나 도루 수준"이라며 기대 낮추기에 나섰다. 이번 대책도 얼어붙은 시장에 큰 변화를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간접적 시인인 셈이다. 때문에 관심은 부동산 규제의 마지막 보루처럼 여겨졌던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의 상징성에 쏠린다. 전문가들은 '투기 위험이 예전보다는 줄었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이번 대책이 꼭 필요한 지에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막 내리는 투기규제 10년
수십년 냉온탕을 오갔던 부동산 시장에 '투기'라는 명패를 단 규제가 도입된 건 2002년. 국민의정부가 관련법에 투기과열지구 지정의 근거를 마련하면서부터다. 이후 참여정부는 5년 임기 내내 불붙는 부동산 시장을 식히기 위해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를 잇따라 지정하고 대상도 전국 6대 도시까지 확대했다.
반대로 이명박 정부는 임기 4년 내내 참여정부가 걸어놓은 빗장을 푸는 데 주력했다. 2008년 강남 3구를 제외한 전 지역의 투기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해제된 데 이어 작년 12월에는 강남 3구도 투기과열지구에서 뺐다. 서울 강남 3구는 2003년 4월 첫번째로 투기지역이 된 후, 9년여 만에 마지막으로 벗어나면 제도를 사문화시키는 역할까지 맡게 된다.
투기지역 완전 폐지, 당위성 있나
강남 3구가 투기지역에서 풀리면 대출시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제한이 기존 40%에서 50%로 높아져 대출가능 금액이 늘어난다. 또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도 함께 풀리면서 신고 의무기간이 늘어나고 중대형 주택의 자금출처 신고의무도 사라지게 된다.
경제학자들은 우려를 표하는 경우가 많았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DTI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부동산 경기가 아니라 금융기관 건전성이 최우선 기준이 돼야 한다"며 "정부는 필요할 때 다시 규제를 부활하면 된다지만 부동산 경기를 기준으로 삼을 경우, 언제 다시 바뀔 지 모른다는 왜곡된 기대나 혼란만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실거래가나 자금출처 요구 등 투기억제 목적이 뚜렷한 주택거래신고제가 사라지는 게 더 문제"라며 "현재 집값하락은 인구 구조 변화가 근본 원인인데 이런 대세를 투기 수요를 자극해 막아보겠다는 발상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수도권 집값이 5년 이상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투기관련 규제는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거래 활성화에 도움은 될까
이번 대책의 취지가 '거래 활성화'지만 투기지역 해제의 약발에 대해서는 시장 전문가들 대부분이 회의적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는 정도의 제한적 효과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설사 DTI 규제를 전면 완화한다 해도 무리하게 빚을 얻어 주택을 구입할 사람이 많지 않은 만큼 당장 가격이 오르고 거래가 늘어날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다. 김태석 이삭디벨로퍼 대표 역시 "즉각적인 거래 활성화 같은 효과는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상징성이 있는 곳인 만큼 아랫목(강남)의 온기가 서서히 주변으로 퍼지는 계기는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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