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는 요즘 사교댄스 메카.. "춤이 활력소.. 불륜으로 보지 마시라"

이동현기자 2012. 4. 25.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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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노년층 대상 무도장.. 영등포역 근처에만 12곳
주말이면 발디딜 틈 없어.. 40대 모이는 곳도 생겨

20일 오후 8시쯤 서울 영등포역 인근의 한 빌딩 지하 1층에 위치한 O무도장. 입장료 1,000원을 내고 들어서니 100평 크기의 대형 홀이 펼쳐져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들었을 법한 흥겨운 리듬의 뽕짝과 민요를 편곡한 노래, 블루스 음악이 번갈아 흘러나오는 가운데, 중ㆍ노년층 200여명이 짝을 지어 플로어에서 지루박, 블루스를 추느라 여념이 없다. 30대의 기자가 들어서자 수 백 개의 의아한 시선들이 따갑게 쏟아졌다.

파트너를 찾지 못한 이들은 플로어 가장자리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힐끔힐끔 서로를 훔쳐봤다. 빨간 조끼를 입은 직원들은 눈치껏 앉아 있는 손님들을 짝 지워 플로어로 내보냈다.

1970~80년대 '카바레의 메카'로 불렸던 영등포 일대가 사교댄스의 중심지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영등포시장 입구 쪽 도로에만 L무도장, K무도장, Y, D 등 7개 업소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영등포역 일대에만 무도장 12곳이 성업 중이다. 주말이면 찾아오는 손님들로 무도장 안은 발 디딜 틈도 없다.

영등포에서 5년째 사교댄스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서모(56)씨는 "2~3년 전부터 무도장들이 속속 생기기 시작해 지금은 한 집 건너서 무도장이 있을 정도"라며 "과거 영등포의 화려했던 시절을 기억하는 50~60대가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무도장 입장은 무료이거나 기껏해야 2,000원 정도의 입장료만 내면 되기 때문에 지갑이 얇은 노년층에 아무런 부담이 없다. 70대 후반이라고 밝힌 최모씨는 "춤을 시작하면서 활력을 되찾았다. 큰 돈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훌륭한 레크리에이션이자 운동"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젊은 40대가 모이는 무도장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매주 무도장을 찾는다는 40대 후반의 김모씨는 "영등포 Y, 경기 부천의 J 무도장이 40대들의 집결지"라며 "사교댄스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드러내놓고 말은 안 하지만 내 주변만 봐도 40대 사교댄스 팬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사교댄스가 불륜 등을 조장한다는 인식이 여전한 탓인지 무도장을 찾는 이들에게 조심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무도장에서 만난 이모(55)씨는 "같은 파트너와 3번만 같이 춰도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소문이 날 정도"라면서도 "하지만 무조건 퇴폐로 모는 건 억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모(62)씨는 "나이가 들수록 갈 곳도 없고 놀 거리도 마땅치 않은데 사교댄스는 훌륭한 놀이문화"라며 "불륜의 시선으로 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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