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사장 해임" 경고에 9호선 요금 인상 일단 연기?
"법적으로 모든 조치 다 하겠다" 강경 대응에 "임시 주총 열어 인상 연기 검토"
[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 지하철 9호선을 운영하는 서울시메트로9호선이 요금 인상을 연기하고 서울시와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요금인상을 추진한 데 대해 서울시민에게 사과를 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장 해임과 사업자 지정 취소 등을 거론하는 등 여론이 계속 악화되자 일단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
23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정연국 메트로9호선 사장은 이 신문과 전화통화에서 "24일 주요 주주들의 임시 회동이 예정돼 이 자리에서 당초 예정된 요금 인상 공고일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며 "이날 인상 예정일 연기가 결정될 경우 잘못된 일정을 알린 만큼 시민들에게 공식 사과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또 "시민들이 요금 인상에 부정적인 만큼 주주들도 이 같은 여론을 감안해 요금 인상 등 문제를 결정하겠지만 최종 결정은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며 "이르면 5월 첫째 주에 임시 주총을 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메트로9호선은 당초 6월16일 요금 인상을 공고하고 기본 요금을 50%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박 시장이 사장 해임 요구를 위한 청문회를 다음달 8일로 확정하고 검찰 고소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일부 주주들도 하루라도 빨리 시측과 협상을 재개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주들과 협상이 순탄치 않을 거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메트로9호선은 현대로템(25%)과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회사(24.53%), 신한은행(14.90%), 포스코ICT(10.19%) 등 13개사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금융회사들이 재무 개선 차원에서 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메트로9호선 주주협약에는 한 주주가 다른 주주의 이익에 손해를 입히는 결정을 하지 못하도록 한 조항이 있어 주주들 사이에 의견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메트로9호선이 자신들에게 자율징수권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 "메트로9호선에 자율징수권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동일요금 적용에 따른 민간사업자 제안서라고 하는 문건에 따르면 일단은 개통할 때는 다른 도시철도와 동일한 요금으로 우선 개통하고 나중에 개통 후에 12개월 동안 수요에 기초해서 요금을 재협의하는 것으로 기재돼 있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이 문서에 기재된 그 내용의 효력은 자율징수권 협약에 우선한다고 분명히 명시가 돼 있다"면서 "보통 신법우선의 원칙이라는 게 있어서 뒤에 합의된 내용이 앞에 사전에 합의된 것보다는 더 우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그리고 협상에 임한다면 저희들은 원만하게 처리할 그런 생각도 있지만 만약에 이런 식으로 계속 강경하게 간다고 하면 저희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선 안 되기 때문에 이번에 법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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