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8천억 인프라투자 맥쿼리펀드, 불거진 '3大 진실게임'
지하철9호선 요금 인상을 둘러싼 서울시와 메트로9호선 간 충돌이 맥쿼리자산운용에 대한 특혜 시비로 옮겨붙고 있다. 운용자산 1조8000억원 규모로 도로, 항만, 지하철 등 14개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하는 맥쿼리인프라를 운용하고 있는 맥쿼리자산운용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제2의 론스타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특히 맥쿼리인프라가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2005년이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직 기간과 겹치고 이 대통령 조카 지형 씨가 과거 맥쿼리IMM자산운용 대표였다는 사실까지 부각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① 9호선 보장수익 지나친가 신분당선보다 높아
특혜 논란이 된 2005년 지하철9호선 운영 협약의 핵심은 최소수입보장(MRG), 즉 서울시가 8.9% 수익률을 업체에 보장한 부분이다.
9호선 운임수입이 예상치를 밑돌 경우 첫 5년은 예상운임의 90%, 10년까지는 80%, 15년까지는 70%를 서울시가 보장하기로 한 것이다.
시민단체 등에선 지하철 운용에 8.9% 수익률을 보장한 것은 5% 수준에 불과한 다른 민자사업이나 지방채 수익률 4~5%에 비해 지나친 특혜라는 날선 비판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협약 체결이 이뤄졌던 2005년 당시 국공채 금리 수준과 비교해볼 경우 약간 높기는 해도 그렇다고 비정상적인 수준까지는 아니라는 게 업계 주장이다.
예를 들어 2000년 협약이 체결된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보장 수익률이 9.7%에 달했다.
또 같은 해 체결한 부산신항 1단계 9.5%, 목포신항 1단계 9.4%, 대구~부산고속도로 9.3% 등으로 9%대를 훌쩍 넘어섰다. 반면 신분당선(2005년 3월, 8.0%) 등은 지하철9호선 사업보다 보장 수익률이 낮았다.
맥쿼리인프라 관계자는 이날 "당시 수익률 보장 부분은 서울시와 로템이 결정한 것이고 맥쿼리는 재무적투자자로서 추후에 들어간 것일 뿐"이라며 특혜설을 일축했다.
② 수익 해외유출 심하다는데 맥쿼리 지분 4.4% 불과
맥쿼리인프라는 지하철9호선, 우면산터널 등을 포함해 국내 14개 민자사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소유구조는 군인공제회(11.8%), 신한금융그룹(11.2%), 대한생명(7.2%), 공무원연금(5.4%) 등 국내 연기금들이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고 맥쿼리그룹은 지분이 4.4%에 불과하다.
MRG는 2000년대 초반 IMF 위기 후 정부 재정여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정부가 SOC 사업에 민간자본을 유치하기 위한 '당근'으로 활용했다. 맥쿼리그룹의 경우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SOC 투자에서 확보한 첨단 금융기법을 통해 한국, 말레이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 진출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었다. 우리 정부나 맥쿼리 모두 서로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던 셈이다.
다만 국회 한 관계자는 "메트로9호선 측에서 손실이 난다고 얘기하는데 이는 8.9% 수익률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지 원가상으로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며 "민자사업 자체가 정부재정사업 대비 이익을 많이 낼 수 있어 특혜를 봤다고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③MB 친인척 개입 의혹 이지형씨 "법적 소송도 불사"
정치권에선 맥쿼리IMM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이 대통령의 조카 지형 씨에게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지형 씨 측은 현 맥쿼리자산운용과 자신이 창립멤버였던 맥쿼리IMM자산운용(현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전혀 별개의 회사라는 입장이다. 정치권 의혹도 사실무근이며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강경 반응했다.
당시 맥쿼리IMM자산운용 한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당시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 상품을 국내에 최초 소개하면서 각광을 받았지만 국내 부동산이나 인프라 투자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밝혔다.
■ <용어정리> 최소운영수입보장(MRG) 제도 :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민간투자사업 추진이 어려워지자 인프라 건설을 위한 투자유치 목적으로 정부가 사업추진 위험의 일정 부분을 분담하기로 한 제도다. 재정부담 문제가 커지면서 2009년 폐지됐다.
[이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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