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민영화 사업자 선정 계획 '상반기' 철회"
[머니투데이 전병윤기자][[일문일답]국토부 수서발 KTX 입찰제안요청서 발표 간담회]
국토해양부는 '수서발 KTX(고속철도)' 운영권에 참여할 민간 사업자들에게 발송할 입찰 제안요청서(RFP)에 운임 조건을 코레일보다 10% 이상 인하하고 추가로 5% 낮출 경우 가산점을 주는 방안을 명시했다. 또한 올 상반기에 KTX 민간 사업자를 선정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국토부는 1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초 운임 인하폭 10%를 기본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뒤 입찰에 참여할 기업들이 5% 인하를 추가로 제시할 경우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입찰 경쟁인 점을 고려하면 요금 인하폭의 최저선은 사실상 15%로 정해질 것으로 보여 코레일(철도공사) 운임의 85% 수준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토부는 또 민간 사업자의 15년 운영기간 중 최소 2년 이상 주기로 운임을 조정하되 물가상승률보다 0.5% 낮은 수준에서 인상이 가능하도록 했다
국토부는 올 상반기에 KTX 민간사업자를 선정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당초 국토부는 승무원 훈련, 차량준비, 시운전 등 운영 준비기간 2년6개월을 감안해 올 상반기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주성호 국토부 제2차관은 "정책의 효율성 확보를 위해 목표시기를 잠정적으로 정해서 추진했으나 국민의 이해가 필요한 단계라고 판단했다"며 "이 때문에 정책 목표시기를 못 박는 건 적절치 않아 이를 철회한 것으로 탄력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당초 알려진 대로 수서발 KTX 민영화 사업에 대한 지분율을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49%로 제한하고 공기업(11%), 중소기업(10%), 일반공모(30%) 등에 51%를 할당하기로 했다. 대기업 특혜 비판을 줄이려는 의도다.
매년 운송 수입의 일정부분을 내야 하는 선로사용료는 코레일(31%) 수준보다 높은 40%를 하한선으로 정했다. 이보다 높은 선로사용료를 제시하는 사업자에게 높은 점수를 줄 방침이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다음은 국토부 주성호 제2차관과 김한영 교통정책실장, 고용석 철도산업팀장과의 일문일답.
-민간사업자의 부담이 늘어났다.
▶(주 차관)비용과 수익 추정 결과 투자 사업비 대비 약 6% 수익률이 예상된다. 3500억원 투자를 상정하면 6%면 210억원이다. 자기자본 1000억억원 일 경우 6%면 60억원. 외부 자금조달 이자를 감안하면 실제 수익 많진 않겠지만 운영 리스크가 거의 없어 관심 높을 듯하다.
-KTX 민영화를 당정 합의가 도출되지 못하면 독자적으로 강행할 생각인가.
▶정부는 철도운영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국민을 설득하고 이해 부족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을 때까지 이해를 구할 방침이다.
코레일은 운송수입의 31%를 선로사용료를 내고 있고 3000억원 정도 흑자 내서 적자에 보조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KTX와 일반철도에 대한 보조는 구분해야 한다. 적자노선에 3000억원을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 비용이 수익에 비해 2배 이상 되는 곳에 보조하는 거다. 그 이하는 경영개선을 통해 노력해야 한다.
해외는 국가보조금이 엄청 줄었다. 보조금 안주는 나라도 많다. 저렴하게 철도 이용하게 운임 낮추면 이용자도 늘어난다. 철도 수송 분담률을 높이고 철도 시장을 키워 나가야 한다.
-국토부는 그동안 민간이 운영하는 지하철 9호선처럼 운임이 내려가고 서비스 민영화 되면 새로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최근 9호선의 기습적인 요금 인상이 이뤄지는 부작용이 생겼다. 그렇다면 당시엔 민영화 폐해 나타날 거라고 예상 못했나?
▶(김 실장)9호선과 신분당선 등은 민간에서 일부 시설 투자를 했다. 9호선은 3조5000억원의 사업비 가운데 궤도 등 5000억원을 민간이 투자한 것이다. 이와 달리KTX는 정부가 철로 등 시설까지 100% 투자한 것이기 때문에 9호선과 단순 비교는 타당하지 않다. 서울시 지하철은 4개 사업자가 운영 중인데 독점할 때보다 지하철의 편의성 많이 개선됐다. 스크린도어 설치라든지 시설의 안락함과 서비스 등에서 개선됐다.
-상반기 중 사업자를 선정하겠다고 하더니 자료에는 왜 이를 삭제했나.
▶(주 차관)정책 수립할 때 효율성 확보를 위해 목표시기를 잠정적으로 정해서 한다. 실무자가 목표 기한을 정했는데 내부적으로 원하는 대로 되는 건 아니다. 현재는 국민의 이해가 필요한 단계라고 봤다. 정책 추진 시기를 못 박는 것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탄력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KTX민영화에 대한 여론 조사 결과가 어제 나왔는데 철도 경쟁체제 도입 찬성 비율이 64.5%로 나왔다. 국민들이 몰라서 반대하는 경우도 있고 이해 부족일 수 있고 일부는 반대를 위한 반대일 수도 있다. 그러나 찬성비율 64.5%는 아직 미흡하다고 본다. 국민들 이해를 돕기 위해 국회 차원의 논의도 필요하다. 18대 국회가 힘들다면 새로운 국회 구성 이후에 할지 등을 고민 중이다.
-알짜 KTX 노선에 대한 운영권을 민간에 넘겨주는 건 대기업 특혜 아니냐는 지적이 여전하다.
▶(김 실장)특혜란 운영주체에 대기업이 얼마나 참여했느냐, 적정수준 이상의 초과이익을 얻느냐로 봐야 한다. 지배구조를 보면 대기업의 지분을 49% 이하로 제한했다. 큰 사업치고 큰 기업들이 책임지고 안할 수 없다. 중심 사업 주체 있어야 한다.
또 투자금액 대비 6% 이익은 적정한 수준이다. 과도한 이윤 발생이 아니다. 철도공사도 국제적으로 보면 잘하고 있는 건 맞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고밀도 국가다. 철도, 버스 등 잘될 수 있는 최적 조건이어서 더 잘할 수 있다. 적자노선도 비용이 2배인 곳은 정부가 지금처럼 보조금으로 해결하면 된다.
(고용석 철도산업팀장)KTX는 정부가 수익률을 보장하거나 보조금 주는 게 없다. 민간이 열심히 해서 수요 많이 창출하면 적정 수익을 확보할 수 있고 만약 잘 못하면 손해 보는 구조다. 오히려 사업자들의 참여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계 자본이 들어올 수 있는 걸 제한할 수 없나.
▶(김 실장)외국 자본에 대한 법적으로 제한이 없다. KTX 민영화는 철도 시설에 대한 투자가 아니다. 외자에 의한 인프라 잠식은 아니란 의미다. 단지 운영권만 주는 것이다. 현재까지 외국자본은 관심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과 유럽 FTA도 하는데 외국자본 막는 게 도움이 될 것이냐의 문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철도는 시장이 포화상태인데 수서 KTX가 생기면 기존의 시장을 뺏어서 민간 사업자에게 주는 구조 아닌가.
▶600억원 정도는 수서로 전이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나머지는 신규로 창출될 것으로 본다. 교통에서는 요금을 내리면 수요 탄력성이 있어 수요가 많이 늘어난다. 장기적으로 교통 혼잡이나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기후변화 대비해 녹색교통 실현하는 것이다. 선진국은 철도 수송량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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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전병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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