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서발 KTX 운영방침 발표 '민영화 강행'
[ 뉴스1 제공](서울=뉴스1) 김민구 기자= 정부가 정치권, 철도노조, 시민단체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속열차(KTX) 민영화 정책을 강행한다.
지난 4·11 총선을 앞두고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던 '수서발 고속열차(KTX)' 운영방침을 19일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 일부에서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져 KTX 경쟁체제 도입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철도노조가 KTX 민영화 강행때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양측이 정면 충돌로 치닫을 조짐이다.
국토해양부(장관 권도엽)는 19일 오는 2015년 개통예정인 수서발 KTX(수서~부산·목포) 운송사업 입찰 제안요청서(RFP) 잠정안을 발표했다.
한국교통연구원 철도연구실에 의뢰해 마련된 RFP는 수서발 KTX 운영에 참여하는 기업의 지배구조, 운임, 시설임대료, 운영 기간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RFP 잠정안에 따르면 국토부는 KTX 민영화를 통해 수서에서 출발하는 민간 KTX요금이 기존 KTX 요금의 85% 수준으로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10% 인하를 기본 전제조건으로 하고 입찰참여 기업들이 추가 운임 인하를 제시할 경우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며 "이번에 공개된 정부안은 가산점 조건으로 5% 추가 인하안을 명시해 15% 인하하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또 운임 인하로 일반 국민들은 연간 2000억원, 향후 15년간 3조원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와 함께 수서발 KTX 민영화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15년 선로임대와 대기업 지분 제한(49%)를 명기했다.
이를 통해 KTX 민영화에 따른 대기업 특혜를 막는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공개경쟁을 통해 상반기 중 선정되는 민간사업자는 15년간 선로임대방식으로 노선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지금껏 정부가 독점으로 운영중인 철도운송을 버스회사, 항공사, 해운사처럼 여러 운영자가 제공한다.
국토부는 매년 4000억~5000억원의 선로임대료 징수를 통해 15년간 6조~7조5천억원을 회수하면 15조원의 고속철도 건설 부채를 어느 정도 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철도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신규사업자 컨소시엄 총 지분 가운데 과반이 넘는 지분 51%를 일반 국민공모(30%), 중소기업(10%), 공기업(11%)에 할당한다.
이를 통해 대기업의 지분 참여(49%)를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컨소시엄 지분중 30%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일반공모로 처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민들에게 KTX 수익 일부를 돌려주겠다는 얘기다.
국토부는 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시 9호선 운임인상 요구에 대해 "KTX 경쟁도입과 9호선 민자사업은 사업성격이 전혀 다르며 KTX는 요금을 내릴 수 있는 사업구조"라고 주장했다.
지하철 9호선은 민간이 기반시설을 투자했기 때문에 요금을 통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구조이지만 KTX 경쟁도입은 건설은 국가가 하고 신규사업자는 선로임대료를 지불하면서 순수 운영사업만 하는 구조라는 주장이다.
또한 "9호선 민자사업 운임은 신고제이지만 KTX 운임은 상한제이므로 사업자가 임의로 요금을 올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KTX 민영화 조치로 교통 혼잡을 줄여 8조원 이상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청년 일자리도 1000개 이상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러나 "이번 정부안은 확정안은 아니다"라며 "잠정안을 공개해 이에 따른 각계 의견을 수렴해 최종 방침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KTX 민영화 강행조치에 대해 철도노조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18∼20일 민영화 저지 투쟁을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 뒤 24일엔 민영화 반대 국민 50만명 서명을 청와대에 직접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일부에서는 정부와 철도노조 등 반대쪽 갈등이 고조됨에 따라 노무현 정부 초기인 2004년 이후 8년 만에 철도 총파업과 같은 정면충돌이 벌어질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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