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9호선 동네북, MB일가 연루 의혹 솔솔
[이코노미세계]
지하철 9호선을 운영하는 민간업체인 '서울시 메트로9호선'이 서울시의 반대에도 일방적으로 6월 16일부터 기본요금을 500원 더 올려 1550원으로 인상하려는 것에 대해 사회적 반발이 거세다.
이러한 가운데 9호선 사업자 선정과 대주주 변경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그 일가가 연루된 의혹이 제기되며 감사원에 특별감사가 청구돼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은 서울시 산하 공기업인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고, 요금도 서울시가 결정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의 지하철 9호선은 대기업과 와국자본으로 이뤄진 주주들에 의해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실정이다. 왜 첫 단추를 잘못 끼워 과도한 요금인상이 추진되는지 의구심이 증폭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처음부터 잘못 꿰진 단추, 특혜의혹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책감시단은 9호선 요금인상은 대기업과 외국자본에 온갖 특혜를 제공해주면서 진행된 민자사업에 대해 감사원이 특별감사를 통해 낱낱이 진상을 밝혀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경실련은 9호선 사업자 선정 과정과 메트로9호선 대주주 변경과정에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형 이상득 전 한나라당 의원의 아들인 이지형씨 등 일가가 연루돼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지하철 9호선 사업자 선정 과정 전후를 살펴보면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 취임을 전후로 사업자가 변경됐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2002년 5월 9호선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서울도시철도9호선(울트라 컨소시엄 : 울트라건설40%, 파슨스 20%, 머큐리 15%, 로템 10%, 쌍용건설 10%, 강원레일테크 5%)을 선정했다.
하지만 이명박 서울시장이 취임한 뒤인 2003년 4월 뚜렷한 이유 없이 울트라컨소시엄과 협상을 종료하고 말았다. 서울시는 그해 5월에 '도시철도 9호선 1단계 구간 시설사업기본계획'을 재고시했다. 이를 통해 2003년 10월 우선협상대상자로 '로템컨소시엄'(주간사 로템, 현대건설, 포스콘, 포스데이타, 대우ENG, LG산전, 강원레일테크, 울트라건설, 쌍용건설, 신한은행, 중소기업은행, 외환은행, 조흥은행, 하나은행)을 새로운 사업자로 선정했다.
신영철 경실련 국책사업단장은 "3조5000억원 짜리 국가기간 사업을 시행하면서 사업자가 바뀌는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도 않았다"며 "2008년 9호선 주식회사의 대주주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특혜 논란도 있다. 당시 9호선의 대주주가 변경되면서 맥쿼리한국인프라가 2대 대주주로 등극했다. 당시 맥쿼리IMM자산운영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아들 이지형씨다"고 밝혔다.
이지형씨는 MB정부 초기인 2008년 정부가 인천국제공항 민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호주계 자본인 맥쿼리의 끊임없는 입질과 관련해 당시 도마에 오른 인물이다. 현재는 당시 자리에는 재직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서울메트로 9호선은 현대로템(지분율 25%)과 맥쿼리한국인프라(24.5%)가 지분의 절반가량을 갖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하철 9호선 건설에 3조4768억원의 공사비가 들어갔으나 민간사업자가 투입한 비용은 1조2000억 원이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세금으로 공사를 해서 민자 사업자들의 손신을 보전해왔다는 얘기다.
특히 현재 운임도 과하다는 게 경실련 지적이다. 9호선은 공사비 3분의 2를 국가와 지자체로부터 제공받아 다른 지하철 노선과 동일한 요금을 책정할 이유가 없음에도 500원이나 되는 턱 없이 높은 운임인상을 획책하려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 대통령 시장 재임시절 서울시와 메트로 9호선은 2005년 5월 실시협약을 맺었는데 이 협약내용도 논란이다. 구체적으로 9호선은 투자한 자본과 운영비 회수, 매년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민간 사업자에게 운임 자율징수권도 보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협약으로 1~8호선과는 달리 이번 9호선의 엉뚱한 운임 인상 추진이 비롯됐던 것으로 파악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연맹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서울시 최초의 민자 도시철도인 지하철 9호선의 경우, 2005년 이명박 서울시장 재직 당시, 사업실시 협약을 통해 이례적으로 높게 '세후 실질사업수익률'을 8.9%까지 보장해줬다고 꼬집었다. 그것도 모자라 '이 협약 종료시점까지 변경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해 놓았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 시장 재임시절인 2006년 강남순환 민자도로 사업의 운영수입보장제(MRG)는 삭제하면서, 9호선 민자사업의 MRG는 삭제하지도 않아 논란은 꼬리를 물고 있다.
신 단장은 "당시 사업자 선정 과정 등에 수많은 전문가들이 참석했음에도 얼토당토 않는 결정이 난 것과 관련해 감사원은 관련자들을 철저하게 감사해 부당함을 적발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들끓는 시민단체와 정치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연맹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18일 서울시청 앞에서 지하철 9호선 요금의 일방적인 인상 적극 반대와 특혜의혹 규명, KTX민영화 강행 중단을 촉구한다.
양 기관은 지하철 9호선의 운임인상 추진은 이미 지난 2월 150원이나 인상됐기에, 이번 요금인상 추진은 한해 무려 73%를 폭등시키려는 의도로 무조건 백지화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서울시가 이번 지하철 9호선 민간회사의 요금 인상안 강행을 적극 저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 밖에 없다"며 "지하철 9호선 건설 및 운영 과정에서 온갖 특혜 의혹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나아가 결국 이명박 정권이 철도 민영화를 강행할 시에도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에 KTX 민영화 강행도 중단돼야 한다"고 성토했다.
정치권도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서울 지역구 당선자들은 17일 "이번 요금폭탄 사태를 초래한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전 시장은 국민들에게 즉각 사과하라"고 질타했다.
이날 전병헌, 김영주, 신경민, 신기남 당선자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전 시장은 자신들의 전시성 치적을 위해 무분별하게 민간자본을 끌어들인 민자사업의 폐해, 즉 높은 수익률 보장과 요금인상권한 부여로 시민부담과 재정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질타했다. .
특히 "민간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8.9%에 달하는 높은 세후수익률을 보장해주고 기본요금을 1264원으로 시작해 매년 실질운임상승률을 인정하고 여기에 물가상승률을 따로 반영토록 한 '지하철 9호선 실시협약'은 특혜 그 자체"라며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에 체결한 협약을 특혜"라고 규정했다.
지하철 9호선의 무리한 요금 인상 강행추진에 시민들과 정치권이 공분하고 있다.
장익창 기자 sanbada@e-segye.com[ⓒ 이코노미세계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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