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활성화 필요한데.. 정부 딜레마
"'살은 안 찌면서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겠다'는 것과 같이 앞뒤가 안 맞는 얘기 아니냐."
이는 최근 박재완 장관이 밝힌 "가격은 안 올리고 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에 대한 국토해양부 직원의 반응이다. 부동산 대책을 놓고 정부가 처한 딜레마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수도권의 부동산 거래가 얼어붙어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마땅한 카드도 없고 효과가 있을 만한 대책은 가계부채 증가, 물가상승 등의 부작용이 따를 수밖에 없다. 여당의 총선 승리 이후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만 정작 정부 내부에서는 정책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 상황이다.
◇대책, 효과 있어도 없어도 고민=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연초부터 추진해왔던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의 경우 선거 이후 기획재정부와 논의조차 못했다"며 "부동산 대책이라고 내놓을 만한 거리가 없다"고 토로했다.
가장 유력한 것으로 꼽히는 강남 3구 주택투기지역ㆍ주택거래신고지역 해제만 해도 그렇다. 투기지역에서 해제되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40%에서 50%로 늘어나고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 해제되면 임대주택사업용 오피스텔에 대한 취득세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그러나 강남권 거래침체 배경에는 전반적 집값 하락과 서울시의 재건축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당장 이 두 가지 대책만으로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게 정부 안팎의 판단이다.
지난해 말로 종료된 취득세 추가 감면 부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 역시 만만치 않은 카드다. 지방세인 취득세를 깎아줄 경우 재정이 악화될 대로 악화된 지방자치단체들이 이를 받아들일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취득세 감면이 거래 활성화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실현 가능성이 가장 떨어지는 방안"이라고 일축했다.
DTI 규제완화도 쉽게 꺼내들기 힘든 카드다. 수도권 등 침체 지역을 부분적으로 풀어주는 방안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지만 문제는 가계부채다. 국토부 관계자는 "가계 부채 우려로 강남권 투기지역 해제도 힘든 마당에 타 지역에 대한 규제완화 논의가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할 정도다.
◇국회상황도 '딜레마'=이미 마련한 대책들이 상당수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정부의 고민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폐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완화 등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포함된 내용들이지만 국회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잠자고 있다. 대책을 내놔도 법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니 소용이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치권 논의도 좀더 지켜보자는 게 정부 내부의 기류다. 국회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여당과의 조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 대책의 범위와 발표 여부가 확정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효과 없는 대책은 정부 정책 신뢰성만 떨어뜨리고 '부자감세ㆍ강남특혜'라는 비난만 받을 우려가 있다"며 "시장상황을 봐가며 신중하게 다각도로 대책을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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