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LTE 올인..고객 선택권 줄이고 요금은 올려

이종현 기자 2012. 3. 3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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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LG유플러스(032640)본사 1층에 용(龍) 그림이 등장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이날 용의 입 안에 여의주 대신 'U+ 큐브'를 직접 물려줬다. LG유플러스의 롱텀에볼루션(LTE) 전국망 구축을 축하하는 행사였다.

같은 시간 서울 동대문구의 한 휴대폰 대리점에서는 휴대폰을 보러 온 고객과 대리점 직원이 실랑이를 벌였다. 동대문구 용신동에 사는 이모씨(62)는 전화와 문자만 쓰기 위해 피처폰을 구하러 왔다. 하지만 대리점 직원은 "스마트폰으로 물량이 전부 교체됐다"며 새로 나온 LTE폰을 권했다. 대리점 직원은 실시간으로 날씨를 확인하고, 앱(애플리케이션)으로 건강검진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씨는 설명을 들을수록 머릿속이 하얘졌다.

통신사들이 잇달아 LTE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면서 LTE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동통신 시장의 무게추가 4세대(G) LTE로 완전히 넘어간 모습이다. 하지만 여전히 3G 이용자가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통신사들의 LTE 올인이 일반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이동통신 시장에서 LTE 가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다. 2월 기준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는 5353만4012명 중 LTE 가입자는 267만9562명에 그친다. 하지만 통신사들의 마케팅이나 홍보는 LTE에 집중됐다. 피처폰은 시중에서 구하기도 어려워졌고, 대리점에서는 LTE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피처폰을 사러 갔다가 LTE폰 설명만 들었다는 이씨는 "집에서 컴퓨터도 안 쓰는 사람한테 인터넷 속도가 빠르다면서 값비싼 LTE폰을 마구잡이로 권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통신사들이 LTE 마케팅에 올인하는 것은 3G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3G 서비스를 하면서 경쟁적으로 무제한요금제를 도입했다. 이 때문에 가입자들이 데이터를 많이 이용해도 수익을 남기기 어려웠다. 그러나 통신사들은 LTE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약속이나 한듯이 무제한 요금제를 없앴다. 데이터 이용량을 제한해 한도를 넘을 경우 추가 수익을 거둘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용자들은 추가 요금을 내야할 상황이 빈번하게 됐다.

게다가 LTE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실제 이용자가 내야하는 요금도 늘렸다는 지적도 있다. 녹색소비자연대는 LTE 요금제는 3G 요금제보다 평균 20% 정도 인상됐다고 지적했다. 요금할인율도 LTE로 넘어오면서 낮아졌다. 지난해 말 조선비즈가 비교해본 결과, SK텔레콤의 경우 요금할인율이 29.2~32.9%에서 20.5~25.9%로 줄었다.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대 사무국장은 "통신사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LTE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이용자는 LTE 서비스를 이용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며 "통신사들이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통신사들이 잇달아 LTE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LTE 랠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LTE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통신사의 이익이 많아지고 주가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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