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안경 샘플' 통관.. 중국 입국 할 때 검사에 걸려

2012. 3. 2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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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이 조합의 상해 안경 전시회 출정

하루가 다르게 성장 가도를 달리는 중국은 이미 세계 경제속에 주체적인 역할을 하며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경기침체와 엔고 현상으로 인한 하락 일변도의 일본으로서는 중국은 부러움과 동시에 경계의 대상이라고 하겠다. 안경산업에 있어서도 중국은 저가 위주의 안경을 생산하던 예전과는 다르게 지금은 세계안경 시장을 좌지우지 할 정도의 생산력을 바탕으로 품질과 디자인에 있어서도 무한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상해 국제 안경 전시회는 중국안경의 현실과 미래를 공부할 수 있다는 점과 더불어 세계 안경시장의 흐름을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상당히 의미가 깊다고 하겠다.

후쿠이 안경 조합은 매년 상해에 공동부스를 선보이고 있다. 후쿠이현청(우리나라로 말하자면 도청)과 사바에 시청에서는 중국 시장진출을 위한 정부보조금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전시회에 소요되는 총비용의 50%를 보조금으로 지급 받을수 있다. 그렇다고 항공요금이나 호텔숙박비 같은 비용까지 일괄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전시회 부스 신청비용, 인테리어비용, 카탈로그 제작비용등의 전시회 참가에 필수불가결한 항목에 대해서 적용되고 있다.

한국에도 이와 비슷한 제도가 있는지 모르지만 해외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 증진을 위해서 아주 유용한 제도인 것 같다. 필자가 운영하는 회사 역시 이 제도를 통해 이번 상해 전시회에 후쿠이 조합 공동부스로 참가 하였다. 이번 상해전시회에 후쿠이 조합은 'JAPAN VILLAGE'라는 이름으로 참가 하였다.

▲ 2012 상해 안경 전시회가 열린 상해 엑스포 전시장.

■전시회 샘플을 다 빼앗기다

일본인은 중국에 무 비자로 입국 가능하지만 필자 같은 한국인이 중국에 가기 위해서는 비자를 받아야 한다.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으로 일본에서 중국비자를 발급받기가 워낙 까다롭고 절차가 복잡해서 필자는 차라리 한국에 가서 비자를 받아 중국을 가기로 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여기서부터 운명의 장난은 시작된 것 같다. 필자 회사의 일본 직원은 일본에서 출발하고 필자는 한국에서 출발하지만 서로의 도착시간을 맞추어 티켓팅을 했기 때문에 상해 푸동 공항에서 합류할 계획이였다.

하지만 일본 직원의 비행기가 푸동공항이 아닌 홍차오 공항에 멋대로 내려져 버린것이다. 인천공항에 내려야 할 비행기가 김포공항에 내린 경우라고 하겠다. 일본 직원은 혼자서 세관을 통관하다가 검사에 걸렸고 200여장의 안경샘플이 문제가 되었다. 상해 전시회 참가서류와 각종 자료를 보여주고 심지어 일본에서 출발할 때 일본공항에서 발급받은 전시회용 반출 샘플의 증빙서류도 보여주었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다. 막무가내로 샘플을 정식 수입 통관하던지 출국 할때까지 공항세관에 보관하라고 하였다.

일본직원이 아무리 사정을 하고 설명을 해도 전혀 말이 통하지 않았다고 한다. 필자가 뒤늦게 홍차오 공항에 갔을때는 이미 세관 직원이 퇴근해버린 상태로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일본 직원이 애처롭게 텅 빈 공항에 서있는 모습을 보아야만 했다.

당장 내일이 전시회인데 안경샘플을 전량 다 빼앗긴 상황 속에서 우리들은 형언할 수 없는 허탈함에 분노의 감정마저도 잊어버린 듯 했다.

▲ 전시회용 샘플을 몽땅 뺏겨버린 상해 홍차오 공항의 모습

■현금 박치기 상해 전시회

필자는 상해 전시회도 처음이고 중국자체도 처음이라 많은 것들이 생소했다.

상해 엑스포 전시장을 올해부터 안경전시회 장소로 사용해서 예전에 비하면 깨끗하고 많이 좋아진 것 이라는 설명 역시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 눈에 보이는 풍경은 무질서와 혼란뿐인 것 같았다. 성장하는 중국시장을 타켓으로 한 유럽 브랜드의 화려한 출정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는데 예상외로 참관사가 적었다. 후쿠이 조합 공동부스 '재팬 빌리지'는 전시회 첫날부터 많은 사람들로 성황을 이루었다. 후쿠이의 20여개 회사가 밀집해있었던 만큼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일본 부스만 해당되는 일인지 모르겠지만 상해 전시회에서 무엇보다 놀랐던 점은 현장판매가 매우 활발하다는 점이다. 중국의 도·소매상들이 현금을 들고와서 전시회장에서 결제를 하고 바로 상품을 가지고 가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전시회 3일동안 현장 판매 매출만 참가사별로 평균 700만원 정도가 된다고 한다. 현금으로 주머니가 두둑해져서 일견 상해전시회가 매력적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이런 현장판매는 결국 중국에서 정식으로 에이전시를 계약한다거나 지속적인 오더 계약이 이루어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할 수 있다. 명품중심으로 움직이는 중국시장에서 하우스 브랜드는 아직 시기상조가 아닌지 모르겠다. 필자는 그들이 1년에 한번 전시회장을 찾아서 1년 동안 판매할 하우스 브랜드 안경을 일괄 구매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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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해 전시회 후쿠이 안경조합 공동부스 재팬 빌리지.

■아름다운 동방명주 야경

상해 체류기간 내내 비가 오거나 흐린 날씨였지만 상해를 떠나기 전날 밤 우리 일행이 동방명주를 찾았을 때는 그나마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가 있었다. 중국에 대한 환상도 실망도 내일이면 기억속으로 남는 것이라는 생각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필자는 표면적으로 전시회를 망쳐버린 히로인이지만 사실 마지막에 상상하지 못할 역전극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준비해온 샘플 전량을 공항에서 다 빼앗겼지만 천우신조로 직원의 옷가지를 넣는 가방에 여분으로 챙겨온 20여장의 샘플이 생존해 있었다. 3~4 모델의 초라한 구색이였지만 필자에게는 생명수 같은 샘플이였다.

이 생명수 같은 샘플은 마법을 발휘해 전시회 기간 동안 다수의 의미 있는 상담이 진행되었고 급기야 중국 내 백화점 매장 100개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와 북경에 있는 큰 도매회사가 서로 59히스테릭의 에이전시를 하려 하는 행복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전시회가 끝나고 상해 시내 모처에서 두 회사와 각각 개별미팅을 가졌고 백화점을 운영하는 회사에는 직접 방문하여 회사도 보고, 백화점 매장도 돌아보며 심도 있는 상담을 진행했었다. 중국과의 거래는 변수가 많아서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지만 상해 입국 초반의 불행과 고통에 조금의 위안을 주는 듯하다. 급속한 경제 발달 속도에 따라오지 못하는 중국의 문화적, 사회적 양식이 안타깝지만 눈부신 동방명주의 야경은 중국 경제 성장의 증거로 언제나 그 자리에서 빛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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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해 푸동에 위치한 468m 동방명주탑 주변의 야경.

/fn아이포커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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