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희정의 드라마 살롱 시즌2-26]'특수사건전담반 TEN'(OCN)

2012. 3. 2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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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희정 (드라마 이야기꾼)'CSI'(미국 CBS)는 과학수사 드라마의 효시였다. 접근 방법과 표현 방식이 국내 수사극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이 미국 드라마에 국내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국내 드라마도 '별순검'(MBC), '싸인'(SBS)을 거쳐 '신의 퀴즈'(OCN), '뱀파이어 검사'(OCN)에 이르면서 과학수사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여갔다.

그리고 또 하나, '특수사건전담반 TEN'(OCN)은 치밀한 구성과 기대 이상의 반전으로 과학수사 드라마를 진일보시킨 수작이다.

검거 확률 10% 미만인 강력 범죄에 도전하는 수사팀이 있다. 일명 '특수사건전담반 TEN'. 전직 광역 수사대 최고의 형사였고, 지금은 경찰 교육원 교수인 여지훈 팀장, 심리추리 능력이 뛰어난 4년차 경찰 남예리, 인간미 넘치는 24년차 베테랑 형사 백도식, 정의감과 의욕이 넘치는 신참 형사 박민호. 이들이 한 팀이다.

생김새가 다르듯 각자 사건을 풀어가는 방법이 다르다. 그러나 이들은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차분하다. 여타의 수사극들이 과장된 접근을 시도하면서 사실과 괴리되는 이질감을 주곤 했다면, '특수사건전담반 TEN'은 그런 실수를 처음부터 허용하지 않았다. 교수답게 무언가 지적인 접근을 하는 여팀장에 반해 현장 경험이 풍부한 백형사는 육감과 능청스런 사실 확인을 통해 사건의 실마리를 잡으려 한다. 남예리는 여팀장과 백형사의 빈 곳을 메워갔고, 신참 형사 박민호는 수사 경험과 지식 모두가 부족하지만, 나대지 않으며 수사의 울타리를 지켰다.

미제 사건만 전담하는 수사반 형사들이라면 무언가 특이한 면이 있어야 하지만, TEN 팀은 너무나 평범하다. 심지어 사색적이기까지 하다. 누군들 인생의 사연 하나 쯤 없으랴만, 삶의 상처를 안고 있는 형사들은 차분하게, 범죄의 퍼즐을 맞추고, 그것을 통해 미제 사건을 풀어간다.

여팀장은 범인의 입장에서 왜 사건을 일으켰는지를 추적하고, 남혜리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무엇 때문에 사건의 대상이 되었는지를 ?는다. 백도식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따라 범인과 피해자의 숨겨진 진실을 찾아간다. 시신이 있었던 자리에 누워 죽음의 순간에 무엇을 보았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 그들 주변의 사람들은 범인이나 피해자를 어떤 눈으로 보았는지, 각기 다른 접근법을 갖고 있는 이들의 이질적 조화는 치밀하게 얽혀 범인 추적의 원동력이 되었다.

9회로 구성된 '특수사건전담반 TEN'의 기본 사건은 일명 테이프 연쇄살인사건이다. 여팀장의 여자 친구가 그 사건 희생자 중 하나였고, 그래서 그는 현장을 떠났다. 7년 뒤, 그 미제 사건을 풀기 위한 팀이 구성되고 여팀장은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다. 이 드라마는 매 회 다른 사건을 분절적으로 배치한 듯 보이나 결국에는 여팀장을 중심으로 한 테이프 살인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이다. 그것은 마치 인간이 사회적 관계의 존재임을, 개인의 삶이 전체의 삶 속에 얽혀있음을 보여주는 얼개이다.

9회로 시즌 1을 마무리한 '특수사건전담반 TEN'은 테이프 살인사건의 범인이 여팀장과 관련된, 아니 여팀장이 범인일수도 있다는 가정을 한 자락 깔면서 막을 내렸다. 세상에 풀리지 않는 사건은 없다. 누군가는 사건의 진실을 분명히 알고 있지만, 그 진실이 밝혀지지 않아 미제(未濟)사건으로 보일 뿐이다. 얼굴 전체가 테이프로 둘러싸인 피해자가 테이프의 미세한 틈을 통해 보는 세상 속에는 범인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그 범인을 ?는 이들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공희정은?

드라마를 좋아한다. 어려서부터 '테순이'라 불릴 만큼 텔레비전과 친하게 지냈다. 내 인생 최고의 TV 드라마는 <사랑과 야망> (김수현 작)이고, 라디오 드라마는 김자옥의 <사랑의 계절>이었다. 드라마 속에 세상 진리가 있고, 그 진리를 통해 삶의 에너지를 얻는다고 믿는 드라마 열혈 시청자. 지금은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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