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초한지' 통쾌한 복수극, 그럼에도 남는 아쉬움은

[뉴스엔 김미겸 기자]

'샐러리맨초한지' 종영에 시청자들 극찬과 아쉬움이 공존했다.

3월 13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극본 장영철 정경순/연출 유인식) 22회(마지막회)에서 천하그룹 회장 모가비(김서형 분)가 저지른 모든 악행이 밝혀졌다.

이날 법정에 선 모가비가 전 천하그룹 회장 진시황(이덕화 분)을 살인하고 그 비밀을 아는 차우희(홍수현 분)까지 해쳤단 사실이 폭로됐다. 모가비는 미쳐 정신병원에 수용됐고 모가비 곁엔 그 연인 박범증(이기영 분)이 남았다.

모가비가 살인 지시해 식물인간이 됐던 차우희는 연인 최항우(정겨운 분) 간호에 힘입어 눈을 떴다. 이와 함께 유방(이범수 분)은 천하그룹 회장이 됐고 백여치(정려원 분)는 유방 아기를 임신했다.

'초한지' 결말은 전형적인 권선징악형 해피엔딩이었다. 욕망의 결정체이자 죄를 저질러 부를 가졌던 잔혹한 악녀 모가비는 파멸했고 그에 맞서 음모를 파헤치던 인물들은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초한지'는 자칫 진부할 수 있는 권선징악형 스토리를 탄탄한 대본과 명배우들 연기, 빠른 전개, 시사 풍자로 풀어나가며 호평받아왔다.

'초한지' 예상됐던 결말 역시 '명품드라마' 답게 시종일관 흥미진진한 전개로 진행됐다. '초한지' 에필로그에서 보여준 신약효과 입어 불로장생하는 유방, 백여치 역을 맡은 정려원이 깜찍한 욕쟁이 막내 손녀로 등장해 날린 깨알같은 유머 등이 '초한지'다운 엔딩을 보여줬다.

하지만 '명품드라마'에도 아쉬운 점은 남는다. 이날 모가비 파멸 과정에 일부 시청자들은 약간의 아쉬움을 제기했다. 이날 모가비에게 날린 결정적인 '한 방'이 된 '법정 신'에 대해서다.

증인 장칠복이 모가비 회장이 살인 지시한 적 없다고 발뺌하자 검사 박문수(김성오 분)는 "증인 장칠복은 살인죄와 위증으로 가중 처벌 받을 것이다"고 선언했다. 이어 '법정 신'에서 백여치가 선글라스와 목도리로 중무장하고 자신이 차우희라고 속여 등장했다.

들키지 않기 위해 최항우는 차우희 상태가 심각해 의사 표현은 가능하지만 대화는 불가능하다고 거짓말했다. "지금 이 법정 안에 차우희씨를 죽이려고 한 사람이 있느냐"는 박문수 질문에 차우희로 분장한 백여치는 모가비 수하 장칠복을 가리켰다.

당황한 장칠복은 "모가비 회장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 "진시황은 모가비 회장이 직접 살해했다"고 말해 모든 악행을 자백했다. 모가비는 실성해 웃으며 절규했고 돌아나간 백여치는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백여치가 친 '이상한 덫'에 걸린 '이상한 장칠복'이었다. 실제 법정에서 신분을 속이고 증인이 될 수 있을까? 이미 유방이 직접 모가비가 저지른 악행 중 이면계약서와 진시황 회장(이덕화 분)을 살해한 증거들을 박문수에게 제출해 개연성을 높였다. 이에 백여치의 차우희 분장은 어쩐지 '초한지' 답지않은 설정이었다는 것이 시청자들 지적이다. 이런 시청자들 의견은 비판이라기보단 '초한지'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에 가깝다.

그동안 '초한지'가 다양한 음모와 계략을 통해 천하그룹과 팽성실업을 사이에 두고 팽팽한 접전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예상된 결말에 어떤 극적 계략을 요구했던 시청자들이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이날 모가비에게 백여치가 통쾌한 복수가 담긴 대사를 하는 장면이 담기지 않았다거나 최항우-차우희 커플 뒷 이야기가 궁금하단 의견도 빗발쳤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초한지'가 '웰메이드' 드라마란 사실은 변함없다.

한편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샐러리맨초한지' 22회(마지막회)는 전국기준 21.7%를 기록, 자체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사진=SBS '샐러리맨초한지' 캡처)

김미겸 miky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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