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 vs 용두사미"..사자성어로 본 '초한지' (종영)

2012. 3. 1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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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서보현기자] 배우는 명불허전이었고, 연기는 국사무쌍이었다. 그들의 도원결의는 이대도강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주객은 전도됐고, 용두사미는 아쉬웠다. 하지만 에필로그는 끝까지 화룡점정이었다.

SBS-TV '샐러리맨 초한지'(이하 '초한지')가 지난 13일 막을 내렸다. 마지막회 시청률은 21.7%(AGB 닐슨미디어리어시 전국기준). 자체최고 시청률이었고, 동시간대 1위였다. 역전의 명수이며 반전의 주인공이었다.

지난 1월 2일부터 3월 13일까지, 3개월동안 수많은 이야기를 담았다. 샐러리맨의 성공기부터 복수극까지 총망라했다. 그 어느 드라마보다 풍성했던 볼거리로 과연 코믹첩보서스펜스스릴러로맨스물이라 할 만 했다.

'초한지'가 남긴 지난 3개월의 흔적을 사자성어로 되짚어 봤다. 월화 드라마 강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와 마지막까지 아쉬웠던 옥에 티를 찾을 수 있었다.

◆ 명불허전 (名不虛傳)

: 과연 '기적의 오디션' 멘토였다. 이범수는 '초한지'에서 눈에 띄는 연기력을 보이며 드라마의 중심이 됐다. 특히 충청도 사투리 연기는 압권. 대사와 애드리브 구분이 안갈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더불어 코믹 연기도 손에 꼽을 만 했다. 적재적소, 자연스러운 코믹 연기로 무거운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갈 수 있었다.

◆ 살신성인

(殺身成仁)

: 정려원의 몸 사리지 않는 연기가 돋보였다. 그동안 쌓아 온 청순가련 이미지를 모두 벗었다. 그는 욕쟁이, 거지 분장, 알코올 중독 등 쉽지 않은 연기로 캐릭터를 100% 소화했다. 정려원이 망가질 때마다 캐릭터 호감도는 커졌고, 드라마 재미도 살았다. 한마디로 정려원의 재발견이었다.

◆ 국사무쌍

(國士無雙)

:악녀 캐릭터의 지존이었다. 김서형은 주인공을 압도하는 존재감으로 시청자 눈에 띄었다. 초반에는 활약이 미미했다. 하지만 중후반부부터 비중이 늘어나면서 돋보이기 시작했다. 특유의 목청 연기로'아내의 유혹'을 반복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마지막회 디테일한 표정 연기로 논란을 불식시켰다.

◆ 약방감초(藥房甘草)

: 호응만큼은, 주인공 못지 않은 조연이었다. 장량 역의 김일우와 변쾌 역의 윤용현이 대표적인 예다. 김일우는 능청스러운 표정 연기로, 윤용현은 디테일한 몸개그로 깨알같은 재미를 줬다. 연기 파트너인 이범수와의 궁합은 기대 이상이었다. 서로 상대방을 돋보이게 하면서 윈윈했다.

◆ 용두사미

(龍頭蛇尾)

: 마지막회는 아쉬웠다. 유방(이범수 분)과 여치(정려원 분)의 복수가 시작되면서 벌여놓았던 에피소드를 급하게 마무리지었다. 모가비(김서형 분)의 몰락이 급속도로 이뤄졌고, 라이벌인 유방과 항우(정겨운 분)의 경쟁도 흐지부지됐다. 다소 허무한 끝맺음이 옥에 티였다.

◆ 주객전도

(主客顚倒)

: 초기 기획의도와는 다른 전개였다. 평범한 샐러리맨들의 애환에서 개인의 복수극으로 탈바꿈했다. 샐러리맨들의 애환은 중반부까지만 다뤄진 것이 전부. 결국 쌍용자동차 사태 등을 연상케 하는 리얼리티는 더이상 볼 수 없었다. 결국 현대판 '자이언트'의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 이대도강(李代桃?)

: 역전의 명수라 할 만 했다. 시작은, 동시간대 3위였다. KBS-2TV '브레인'과 MBC-TV '빛과 그림자'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빠른 전개와 출연진의 호연으로 결국 동시간대 1위 자리까지 차지했다. 마지막회 역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진정한 해피엔딩을 맛봤다.

◆ 죽마고우

(竹馬故友)

: 카메오도 남달랐다. 그 대표적인 예가 정보석. 정보석은 이덕화의 절친 조필연 역으로 특별 출연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사실 두 사람은지난 2010년 '자이언트'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자이언트'에서 이덕화와 정보석이 대립 관계였던 것을 기억하는 시청자에게는 반전 재미였다.

◆ 화룡점정

(畵龍點睛)

: 엔딩 크레딧까지 보게 만든 드라마였다. '초한지'는 매회 마지막에 에필로그를 추가해 시심을 공략했다. 드라마 속 한 장면을 코믹 버전으로 각색한 내용이었다. 배우들의 코믹 연기가 가장 빛을 발한 순간이기도 하다. 마지막회에는 유방이 신약 효과로 늙지 않는 장면이 나오면서 웃음을 유도했다.

◆ 도원결의

(桃園結義)

: 최고의 파트너십을 재확인했다. '초한지'는 '자이언트' 제작진과 배우들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드라마. 유인식 PD와 장영철·정경순 작가를 필두로 이범수, 이덕화 등의 호흡으로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작품 모두 좋은 성과를 거둔 만큼 이들의 다음 작품을 기대할 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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