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고객 유혹" 백화점 직원들 정장 벗었다

2012. 2. 9.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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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유플렉스 콧수염 기르고 복장파괴
힙합공연 등 재미 불어넣자 젊은층 늘어

[동아일보]

현대백화점 경기 부천 중동점 유플렉스 직원들의 회의 모습. 여느 백화점 직원들과 달

리 이들은 옷차림과 머리 스타일을 바꾸고 18∼35세의 젊은층과 눈높이를 맞추기로

했다. 현대백화점 제공

"발목까지 오는 파스텔톤 9푼 바지는 좀 더 경쾌해 보여요."

지난달 5일 홍병욱 현대백화점 중동점 상무와 영패션 담당 유플렉스팀 직원들은 귀를 쫑긋 세웠다. 수첩에 열심히 받아 적는 사람도 있었다. 강사는 패션 스타일리스트, 수업 내용은 젊은층이 좋아하는 패션과 남성 화장법이었다. 올해부터 백화점 근무복장 규정이 없어지고 자유롭게 입을 수 있게 되면서 마련한 강의였다.

현대백화점은 18∼35세의 젊은층을 위해 만든 영패션 전문관 유플렉스 직원들에 한해 올해 1월부터 복장규정을 없앴다. 원래 백화점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주기 위해 점포 근무 직원들은 무조건 정장을 입게 한다. 남성 직원들은 위아래 같은 색깔의 바지와 재킷, 무채색톤 셔츠, 넥타이와 구두를 착용하는 식이다.

하지만 대학생들은 딱딱한 정장을 입은 백화점을 낯설어했다. 김진환 유플렉스 담당 주임은 "개성 있는 패션 스타일에 호감을 느끼는 젊은 층에게 '아저씨 패션'은 어색한 모습"이라며 "콧수염을 기르고 자유로운 패션으로 시범 근무를 해보니 고객들도 좋아했다"고 말했다.

반응이 좋자 하병호 현대백화점 사장은 서울 신촌점, 목동점, 경기 부천 중동점, 대구점 등 전국 5개 유플렉스는 점포별로 자유롭게 옷을 입고 이색 마케팅을 시도하라고 지시했다.

중동점에 근무하는 정용운 과장(38)은 지난달 전형적인 '아저씨 스타일'을 탈피했다. 파마와 염색도 했다. 정 과장은 "옷차림을 바꾸니 고객들이 좀 더 편안해하더라"며 "집 근처에서는 '노는 동네 형'으로 오해받을 때도 있지만 젊어진 모습에 아내의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하 대표도 확 바뀐 직원들을 보고 "명찰 디자인만 딱딱해 보이는데 아예 명찰을 떼거나 다시 디자인해보자"며 "필요한 게 있으면 뭐든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현대백화점이 영패션 전문관인 유플렉스 마케팅을 강화하는 이유는 젊은 고객을 붙잡아두기 위해서다. 쇼핑을 '단순히 필요한 물건을 사는 일'이 아닌 '재미있는 놀이'로 여기는 젊은층에게 품격 있는 백화점은 어려운 곳으로 여겨졌다. 영화관과 맛집, 게임공간까지 갖춘 대형 쇼핑몰이 도심 곳곳에 들어서면서 젊은층의 발길을 끌어갔다. 실제로 일본 백화점이 젊은 고객을 잡지 못해 노후화하고 있다는 게 백화점 업계의 설명이다. 백화점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졌다.

유플렉스를 대책으로 내세운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초만 해도 젊은 고객들이 늘지 않아 고민이 깊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시장조사를 해보니 백화점이 기존 운영방식을 고집하고 젊은 고객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며 "이에 힙합공연파티, 대학교 동아리 공연 초청 등 쇼핑에 재미를 넣자 지난해 초 40% 초반이던 젊은층 비중이 최근에는 50%대로 뛰어올랐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부터 젊은층 멤버십 카드인 'U카드'의 적립 범위를 식당가와 전국 영패션 매장으로 확대하고 카카오톡을 활용해 젊은 고객을 끌겠다는 전략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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