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도도새의 교훈'은 살아있다
"현실안주로 비행능력 잃고 멸종자만에 빠진 코닥·노키아 추락끊없는 혁신만이 기업생존 보장"박종구 <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
도도새는 인도양의 모리셔스섬에 서식했던 새이다. 지금은 멸종돼 지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섬이라는 폐쇄적인 생태계 안에서 먹이사슬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웠던 도도새는 차츰 날 수 없는 새가 돼 버렸다. 섬에는 생명을 위협하는 포유동물이 없으니 다급하게 도망다닐 이유가 없었고, 그런 환경 속에서 오랜 세월을 지내다 보니 불필요한 비행능력이 퇴화했던 것이다. 아무에게도 간섭받지 않던 도도새의 자유로운 일상은 16세기 초 포르투갈인들이 이 섬을 찾으면서 종지부를 찍게 된다.
사람들을 보고도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던 도도새는 신선한 고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좋은 사냥감이었다. 그 후 100여년 만에 도도새는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비행능력을 잃어버린 새가 진화의 방향을 수정하기에는 100년이란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다.
우리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요구한다. 국가나 사회의 변화와 혁신은 예고하지 못한 곳에서부터 시작되고, 그 과정에서 구성원들 간 수많은 마찰과 갈등을 가져온다. 현실의 변화에 적응하려는 사람과 그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혼돈은 도도새들이 느꼈던 것과 비슷했을 것이다. 노키아, 모토로라, 코닥, 소니, 야후 등은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수십년 동안 산업을 선도해온 이들 기업의 몰락은 매우 짧은 기간 동안 이뤄졌다.
미국인들은 오랫동안 '기록하고 싶은 순간'을 '코닥의 순간(Kodak moment)'이라 부를 정도로 코닥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코닥은 1975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했지만 필요한 투자와 연구개발을 소홀히 해 파산의 지경에 몰리고 있다.
세계 휴대폰 시장을 휩쓸었던 노키아의 몰락은 '세계 1위의 자만심' 때문이었다. 노키아는 1996년 세계 최초로 이메일을 보낼 수 있는 초기 형태의 스마트폰을 내놓았고, 1998년에 운영체제(OS) 심비안을 내놓을 만큼 혁신적인 경영을 해 왔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현대 경영학의 기본 원칙에도 충실했다. 하지만 애플의 아이폰이 등장했고 판도가 바뀌었다. 노키아는 모바일에서 존재감도 없던 구글과 손잡을 필요가 없다며 자체 OS를 끝까지 고수했다. 뒤늦게 현실을 인식했지만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핀란드 국내총생산(GDP)의 23.5%를 차지하는 노키아의 추락은 국가 경제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는 초경쟁 시대에서 변화와 혁신을 게을리 하는 기업은 생존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단적인 사례다.
인지발달이론의 창시자인 장 피아제는 인간이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을 '동화(assimilation)'와 '조절(accommodation)'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인간이 세상을 인식하는 단위를 '스키마(schema)'라고 하는데, 이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유형의 정보를 선택적으로 해석하게 하는 행위기제, 즉 '인식틀'을 말한다.
사람은 이미 구축된 스키마를 통해서만 세상을 보고 이해하려 한다. 선입견과 고정관념은 스키마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스키마에 새로운 것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동화'의 과정은 사고의 틀 자체를 변화시키는 '조절'에 비해 한결 수월하고 마음 편한 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냥 익숙해진 방식대로 살면 그만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환경의 변화를 무시하고 새로운 비상을 시도하는 '조절'을 게을리 한다면 도도새처럼 세상에서 영원히 퇴출당할 수도 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산업사회에서 도도새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도 혁신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도도는 포르투갈어로 '바보'라는 뜻이다.
박종구 <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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