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 딱정벌레, 새끼 성별 조절

이영임 2012. 1. 1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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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여성성이 강한 암컷 딱정벌레는 딸을 많이 낳고, 남성성이 강한 암컷은 아들을 많이 낳는 것으로 밝혀져 이들이 자신의 유전적 특징에 따라 새끼의 성별을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16일 보도했다.

영국 엑서터 대학 연구진은 딱정벌레의 일종인 귀뿔거저리(Gnatocerus cornutus) 개체군을 실험실에서 키우면서 이들의 번식 행태를 관찰한 결과 이런 현상을 발견했다고 에콜로지 레터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밀가루에 꾀는 귀뿔거저리들은 강한 수컷일수록 큰 아래턱과 이에 맞는 몸 구조를 갖고 있으며 이런 수컷들이 짝짓기 경쟁에서 다른 수컷들을 이겨 자손을 남기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이렇게 태어난 딸은 아비의 유전적 특성을 물려받아 턱이 큰 대신 알을 낳고 키우는데 필요한 기력과 몸 속 공간이 부족하다.

연구진은 이는 강한 여성성을 갖도록 만드는 유전자가 남성성을 약화시키고, 반대로 강한 남성성을 부여하는 유전자는 여성성을 약화시키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거저리들을 실험실에서 키우면서 암컷들이 낳는 새끼의 수와 몸 크기, 이들 암컷의 아비의 생김새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아비가 강하고 큰 턱을 가진 경우 암컷들은 수컷을 많이 낳는 경향을 보였고 반대로 여성성이 강한 암컷들은 아들보다 딸을 많이 낳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어 턱의 크기가 평균보다 크거나 평균보다 작은 개체들을 추려내 같은 실험을 반복했다. 결과는 더욱 큰 성비의 편향성으로 나타나 심한 경우엔 수컷 대 암컷 비율과 암컷대 수컷 비율이 57대 43까지 기울어졌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암컷들이 아비로부터 물려받은 자신의 남성성을 보상하기 위해 새끼들의 성비를 바꾸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암컷들이 어떻게 새끼들의 성비를 조절하는 지는 밝혀내지 못했지만 아마도 호르몬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이런 현상은 다른 곤충, 더 나아가 포유류에도 공통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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