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과 일출의 향연, 설연휴 가볼만한 곳

신동립 2012. 1. 14.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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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설 연휴가 아무리 짧다고 해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을 막을 수는 없다. 어디가 좋을까. 역시 설에는 '풍요'를 상징하는 눈꽃 여행과 '희망'을 의미하는 일출 여행이 제격일 듯하다. 한국관광공사에게서 겨울 여행지를 추천받았다.

◇눈꽃 여행

▲선자령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대관령과 횡계를 잇는 길목에 자리한 선자령은 아름다운 계곡이 있어 선녀들이 아들과 함께 내려와 목욕하고 가는 곳이라는 뜻에서 명명됐다. 풍차가 쭉 이어져 서있어 '풍차길'이라 부르는 이곳은 봄부터 가을까지는 푸른 초원이지만 겨울이면 국내 최고의 눈꽃 트레킹 코스로 탈바꿈한다. 해발 1175m의 고지이지만 평탄한 총 10.8㎞의 순환코스는 백두대간을 벗삼아 4~5시간이면 왕복할 수 있다. 동부지방산림청 평창국유림관리소 033-333-2182

▲한라산 선작지왓 평원 (제주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

한라산 영실에서 윗세오름을 향해 오르다 보면 윗세오름에 1㎞ 가량 못미친 곳의 수십만평 평원을 만난다. 제주 방언으로 '작은 돌멩이들이 넓게 펼쳐져 있는 벌판'이라는 뜻의 선작지왓 평원이다. 봄에 곳곳에 철쭉이 만개해 '산상의 정원'이라 불리는 이곳은 1월이면 눈으로 가득한 한라산에서도 설원, 아니 설해가 된다. 윗세오름 휴게소에서 잠시 쉬다 어리목 탐방로로 내려오는 길에 마주하는 만세동산과 사제비동산은 눈이 시릴 정도의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한라산국립공원 탐방안내소 064-713-9950

▲승부역 (경북 봉화군 석포면 승부리)

자동차로는 접근할 수 없는 대한민국 최고의 오지역인 승부역. 평소에는 지역 주민들 외에는 인적 드문 곳이지만 겨울이면 사람들로 넘쳐난다. 바로 노벨문학상(1968) 수상자인 일본 소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1899~1972)의 소설 '설국' 속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 바닥이 하얘졌다'는 대목을 떠올리며 눈꽃열차를 타고 찾아온 관광객들이다. 일본의 홋카이도처럼 눈의 고장은 아니지만 역 뒤쪽 투구봉 산책로에 쌓인 눈을 밟고 걷는 기분이나 꽁꽁 언 낙동강을 바라보는 정취는 색다르다. 설경은 영동선을 타고 오가며 즐기면 된다. 봉화군청 문화체육관광과 054-679-6341

◇해돋이여행

▲성산 일출봉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리 114)

성산 일출봉은 예부터 정상에서 바라보는 해 뜨는 광경이 아름다워 영주 10경 중 제1경으로 꼽힐 정도의 일출 명소다. 일출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수많은 관광객들이 대부분 일출봉에 오르지만 진짜 고수는 광치기 해변으로 간다. 일출봉 오른쪽 바다에서 해가 솟는데 짙푸른 여명을 밝히다 오렌지, 레드, 골드 등으로 차례로 물드는 광경은 감동 그 자체다. 어쩌면 풍랑에 휘말려 숨진 뒤 떠밀려온 옛 성산포 사람들의 시신을 관을 가져와 치워줬다는 뜻의 '관치기'에서 붙은 해변 이름처럼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영혼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일출을 보게 해준 용왕의 뜻인지도 모른다. 서귀포시청 관광진흥과 064-760-2651

▲옵바위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공현진리)

고성 공현진 포구는 인근에서 일출, 철새 관람, 겨울풍경 깃든 전통마을 나들이 등 새해 겨울여행 3대 요소를 다 갖춘 곳이다. 방파제 끝자락 옵바위 너머로 펼쳐지는 일출이 탐스럽다. 옵바위 일출은 추암, 정동진 등 강원도의 일출 명소와 견줘 손색이 없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 한겨울이면 옵바위의 움푹 패인 공간 사이로 절묘하게 해가 솟는다. 이곳 일출이 더욱 운치 있는 것은 철새들의 군무가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철새는 옵바위 인근 송지호에서 날아온다. 왕곡마을 전통한옥에 머물며 하룻밤을 뜨끈하게 보낼 수도 있다. 인근에 화진포나 건봉사도 자리하고 있다. 고성군청 관광문화체육과 033-680-3362

▲금오산 정상 (경남 하동군 금남면, 진교면)

하동을 3월의 매화, 4월의 벚꽃의 고장으로만 알고 있다면 절반도 모르는 것이다. 1월에 하동 금오산 정상에 오르면 아름다운 남녘 다도해의 장쾌한 풍경이 일망무제로 펼쳐지는 일출을 경험할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은 정상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이다. 남해고속도로 진교IC를 나와 금오산 정상까지는 약 11㎞ 거리다. 도로 포장은 잘 돼 있으나 폭이 좁고 굴곡이 심해 주의해야 한다. 하동군청 문화관광과 055-880-2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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