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주택시장 침체 장기화 우려

　분양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인천지역이 올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신규분양과 입주예정물량이 모두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서울·경기는 분양물량이 지난해보다 최대 90% 이상 늘고 지방주택시장을 견인해온 부산과 울산 등은 신규 입주예정물량이 30∼60% 늘어난다.

　올해는 전국적으로 민간부문에서 신규분양(12만1226가구)과 입주예정물량(16만9103가구)이 지난해보다 각각 20% 이상 줄어드는 가운데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과 일부 지방은 물량 공급이 눈에 띄게 늘어나 미분양적체와 함께 주택시장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천, 시장 침체 장기화 우려

　11일 부동산업계와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올해 인천지역에서 민간아파트만 9746가구가 신규 공급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3567가구)보다 173% 많은 것이다. 여기에 인천 구월지구 3차 보금자리주택 2186가구 등 공공분양 물량까지 합치면 1만가구가 넘는다. 신규입주물량도 지난해 2만1099가구에서 올해 2만8817가구로 37% 늘어난다. 전국 16개 시·도에서 신규분양과 입주물량이 동시에 늘어나는 곳은 인천뿐이다. 문제는 지난해 인천에서 분양된 사업장 12곳 중 순위 내 청약마감된 곳이 단 한 곳도 없다는 점이다. 이 또한 전국에서 유일하다. 최근 2∼3년간 공급이 집중됐지만 인프라건설이 중단되거나 지연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분양 적체는 여전해 지난해 11월 말 기준 3873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고 이 중 781가구는 준공된 상태로 남아 있다.

　서울은 민간 신규분양이 올해 1만3703가구로 지난해(7017가구)의 두 배 정도로 늘어나고 경기는 3만1912가구에서 4만4712가구로 40%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방시장 올해가 변곡점?

　지방에서는 부산, 울산 등의 신규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나 올해가 변곡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부산의 신규입주물량은 1만5473가구로 지난해(1만1151가구)보다 4000가구(39%) 이상 늘어난다. 울산은 4282가구로 지난해(2635가구)보다 63% 늘어난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부산지역의 집값이나 매매거래 동향을 보면 지난해 말부터 이미 한풀 꺾이기 시작했다"며 "수요자들의 관심이 식어가는 상황에서 신규입주물량 증가 등으로 수급균형이 깨지면 가격이 조정받을 가능성이 큰 만큼 지방주택 시장은 올해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본부장은 "인천은 당초 밑그림대로 개발되면 잠재력이 크지만 개발이 지연되고 있어 당분간 수요를 받쳐줄 만한 동력이 없다"며 "정부 차원의 기반시설 지원과 분양가 인하 등 건설사 차원의 미분양 해소 노력 등 충격을 줄이려는 자구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시장상황이 안좋을 때는 신규 공급이 줄고 어느 정도 조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오히려 기존 재고주택은 쌓이고 신규분양·입주물량이 늘면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는 구조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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