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주택난에 군청 공무원도 민박 생활

2012. 1. 10.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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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보다 건축비 배이상 비싸.. 주택보급률 78% 밖에 안돼

[동아일보]

울릉도 관문인 울릉읍 도동항. 입구 쪽 공시지가는 3.3㎡당 800만 원 선이며 매매가는 2000만 원 정도로 형성돼 있다. 울릉군 제공

"와, 이렇게 집을 구하기 어려운 줄 정말 몰랐습니다. 그래도 대표적인 관광지인데…."

경북 울릉군청에 발령받아 지난달 울릉도에 전입한 공무원 정모 씨(34)는 동료 1명과 민박집에서 '임시 거주'하고 있다. 사글세나 전세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관광객이 아니고 직장 때문에 울릉도에 사는데 민박을 하고 있으니 어색하다"며 "언제쯤 집을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울릉도에 주택난이 갈수록 심해져 군수까지 나서 정부에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헌법이 보장하는 '거주 이전의 자유'도 울릉도에서는 먼 나라 이야기다. 최수일 군수는 "울릉도 독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높은데 정작 주민들은 집이 모자라 애를 태우고 있다"며 "거주 이전의 자유와 국가 안보 및 영토 수호 차원에서 중앙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릉군이 주택건설을 위해 국가안보와 영토수호까지 거론하는 이유는 주택보급률이 78%로 전국 평균 101%, 경북 평균 108%에 비해 너무 낮기 때문이다. 현재 울릉도 내 주택은 3433채로 실제 필요한 4399채에 비해 960채가량 부족하다. 수년 동안 지은 집이라곤 2009년 울릉읍 저동리에 국민임대주택 71채가 전부다. 이후 단 한 채도 짓지 못했다.

울릉군은 올해 울릉읍과 서면, 북면에 102채를 지어 무주택 주민들에게 공급할 계획이나 공사 자재를 해상 운송해야 하는 이유 등으로 건축비가 육지에 비해 갑절 이상 비싸 국민임대주택 유치계획이 이뤄질지 불투명하다. 울릉군 관계자는 "일반 아파트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져 민간업체들이 주택 건설을 꺼린다"며 "국민임대주택이 그나마 가장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관광객 증가도 주택난을 가중시키는 원인이다. 집 있는 주민들이 사글세나 전세보다는 관광객용 민박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울릉도 관광객은 1987년 10만 명 정도에서 지난해는 사상 최대인 35만1000명을 기록했다. 수입도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넘었다. 관광객이 늘어 섬 경기 활성화에는 도움이 되지만 무주택 주민의 설움은 더 깊어진다. 도동의 한 주민은 "오랫동안 사글세나 전세를 놓았지만 지난해 여름부터 방 3개를 모두 민박으로 바꿨다"며 "관광객이 늘면서 민박 수입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전세를 살고 있는 주민은 "올해 3월부터 주인집이 민박영업을 한다고 해 어디서 전세나 사글세를 구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울릉=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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