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가전렌탈, '폭풍'일까 '미풍'일까

정영일 기자 2012. 1. 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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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가전 렌탈 "안착 자신"..경쟁업체선 사업성에 "회의적"

[머니투데이 정영일기자][이마트 가전 렌탈 "안착 자신"..경쟁업체선 사업성에 "회의적"]

가전 렌탈 사업을 시작한 이마트에 유통 및 가전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형마트 1위 업체인 이마트가 의욕적으로 시작한 신규 사업 인만큼 가전 유통의 트렌드를 뒤흔들 '폭풍'이 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에선 구입 시 할부 수수료보다 렌탈 비용이 낮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입장인 반면, 가전 등 경쟁업계에선 최근 카드 무이자 서비스가 많이 구매가 오히려 실속이 있다고 반박했다.

◇렌탈서비스 수익구조는?=

이마트는 KT렌탈과 협력해 TV 세탁기 냉장고 김치냉장고 스타일러스 등 5대 대형가전제품을 약정기간(3~4년) 동안 월 사용료만 내고 사용하고 기간이 끝나면 소유권이 고객에게 이전되는 '이마트 대형가전 렌탈 서비스'를 6일 시작했다.

이번 서비스는 이마트가 소비자를 모집하고 렌탈 서비스는 협력업체인 KT렌탈이 제공하는 형태다. 서비스를 통해 제품이 판매될 경우 이마트는 별도의 수수료 없이 제품가격만 받고 제품의 소유권을 KT렌탈로 넘긴다. 이후 월 사용료 수금과 관리 등은 KT렌탈이 책임지며, 약정기간이 끝나면 소비자에게 소유권이 넘어간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업구조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초기 비용 부담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고객을 다수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LG전자의 760리터급 양문형 냉장고를 3년 약정으로 렌탈할 경우 KT렌탈은 첫 달 132만원의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이마트에 냉장고 구입비용을 소비자 대신 지불해야하기 때문이다.

반면 첫 달 들어오는 수입(월 사용료)은 4만9500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고객이 약정된 3년간 월 사용료를 꾸준히 납부할 경우 총 수입은 178만2000원(4만9500원*36개월)에 달한다. 초기비용의 35%에 해당하는 46만2000원이 남는다. 연평균 수익률이 12%에 달한다.

◇중도해지·채무불이행 등 부담=

문제는 고객이 약정기간 전에 계약을 해지할 경우다. 이마트는 사용 1년 후부터 고객이 계약 해지를 원할 경우 남은 기간 사용료의 50%를 위약금으로 내고 해지할 수 있도록 해놨다. 이 경우 1년간 사용료 59만4000원과 위약금 59만4000원 등 총 수익이 118만8000원에 그친다. 초기 비용 대비 10%의 손실이 발생한다.

반납된 냉장고는 중고로 넘길 수밖에 없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중고시장이 활성화돼 있지 않아 사실상 가치를 계산하기 힘들다. 이마트가 약정해지 위약금 비율을 50%에 달하는 높은 수준으로 정해놓은 것도 중도해지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반면 이미 안정적인 렌탈고객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웅진코웨이의 경우 위약금이 10% 수준에 그친다.

여기에 월 사용료를 내지 않는 채무불이행에 대비하기 위한 재보험에 가입하기 위한 비용 등이 추가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역시 어떤 형태로든 이 같은 비용 중 일정부분을 함께 부담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렌탈업체들이 최근 수년간 기관과 기업 중심에서 개인고객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개인 렌탈 제품의 중도 해지율과 채무불이행률 등을 시뮬레이션을 해왔다"며 "시뮬레이션 결과에서 사업성이 있다는 것으로 판단돼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가전 유통 '폭풍'될까?=

이마트 측은 이번 서비스가 안정화될 수 있는 핵심 포인트로 카드 할부 수수료보다 낮은 렌탈 비용을 제시했다. 렌탈서비스의 연수익은 12% 수준으로 거꾸로 얘기하면 고객들이 연리 12%로 돈을 빌려 가전제품을 사는 것과 유사하다. 카드 할부의 경우 할부금리가 14~20%대에 달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연금 생활자나 신혼부부, 사회초년생 등 초기 비용 부담을 부담스러워하는 고객이 타깃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신혼부부가 LG전자 760리터급 양문형 냉장고, 만도 200리터급 딤채 김치냉장고, 삼성전자 13kg드럼세탁기, LG전자 42인치 LED TV를 4년 렌탈로 장만할 경우 월 사용료는 13만9700원 수준이다.

반면 가전업계에서는 실제 고객들이 카드 할부를 하는 경우는 6개월 이내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6개월 이내 할부는 카드사에서 진행하는 이벤트 등으로 무이자 혜택을 주는 경우가 많아 카드 구입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최근에는 신차 구입시 자동차 할부 수수료가 낮은 경우 8~9% 수준에 불과한 경우도 있어 렌탈의 이자비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목소리도 있다.

과거 전집류나 소형가전 등을 방문판매를 통해 할부 판매하는 방법이 있었지만 최근 할부구입이 가능한 신용카드가 보급된 후 이 같은 판매가 모두 사라졌다는 것도 근거로 제시했다. 기존에 렌탈 사업이 활성화돼 있는 비데와 정수기 등의 사업군은 평소 유지관리가 까다로워 렌탈이 성공할 수 있었지만 백색가전은 그렇지 않다는 점도 지적됐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매장에서 가전제품 구입하는 고객들을 보면 대부분 신용카드 할부가 12~24개월인데도 불구하고 실제 할부로 구입하는 기간은 대부분 6개월이 넘지 않는다"며 "초기 할부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전체 구입 비용을 크게 늘리는 장기 할부 형식의 렌탈서비스가 자리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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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영일기자 baw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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