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가 넝쿨째..강남 재건축 투자 타이밍은?

2011. 12. 16.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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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부동산대책에다 서울시 種상향까지 사실상 규제 다 풀린셈깜짝 호재 쏟아지며 호가도 뛰었지만 경기 불투명…관망세

서울 노후아파트 재건축 '풍향계'는 어디로 움직일까. 겹호재를 만났지만 불안정한 글로벌 경기 탓에 회복세를 확신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7일 '12ㆍ7 부동산대책'을 내놨다. △강남3구의 투기과열지구 해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부과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부담금 부과 2년간 정지 등이 핵심내용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규제완화다. 사실상 풀 수 있는 건 다 풀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뿐 아니다. 이튿날인 8일엔 서울시가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 종상향을 전격적으로 수용했다. 종상향은 토지용도를 올리는 작업으로 이를 통해 아파트 건립가구수를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재건축 사업성이 대폭 개선된다. 호재 중 호재라고 할 만하다. 대책 발표 직후 가락시영을 비롯해 개포동 개포주공, 대치동 은마, 잠실동 주공5단지, 둔촌주공, 고덕주공 등 서울 주요 재건축아파트들 몸값이 일제히 수천만 원씩 뛰었다.

개포주공 1단지 전용 36㎡는 이달 초만 해도 6억7000만원에 거래되다가 발표 다음날인 8일 5000만원 오른 7억2000만원까지 몸값이 치솟았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76㎡가 종전 8억5000만원에서 8억7000만~8억9000만원으로 호가가 올랐다. 잠실주공5단지 공급 112㎡는 일주일 전보다 6000만원 오른 10억원에 팔려나갔다.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도 종전 대비 2000만~3000만원가량 오른 상태에서 거래가 성사됐다.

하지만 최근 시장은 다시 잠잠해지고 있다. 언제 그랬느냐는 듯 매수 문의는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다만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어 있는 시세표만이 호재에 따른 집주인들의 높아진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에 종상향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재건축 사업환경은 분명히 좋아졌다.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등 금융규제만 빼고 사실상 규제라고 할 만한 것들은 이제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뭘까. 부동산시장 전반에 걸친 수요자들의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럽발 재정위기의 그늘이 여전히 드리워진 데다 DTI, LTV 등 금융규제가 살아있다는 게 추격 매수에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 팀장은 "금융규제를 완화하지 않는다면 다른 정책만 갖고는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며 "관건은 돈줄 숨통을 여는 데 달렸는데 그런 차원에서라면 금융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재건축 투자에 들어가도 되는 걸까. 호재가 생긴 것은 맞지만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만큼 보다 냉철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남수 팀장은 "일부 호재가 있기는 해도 리스크가 여전하다. 종상향, 초과이익부담금 부과정지 등 호재에 매몰되지 말고 오로지 사업성만 갖고 투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내년 1~2월까지는 글로벌 경기동향 등 시장 상황을 충분히 살펴본 뒤 투자에 들어가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중개업 현장에서도 비슷한 관측이 제기된다. 몸값을 올린 매물은 넘치는 데 수요가 충분하게 뒷받침하지 못하다 보니 급매물 위주로 거래시세가 조금씩 낮춰지는 종전 매매패턴을 답습할 수 있어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개포동 P공인 관계자는 "올해 들어 5~6차례 부동산 경기부양책이 발표됐지만 효력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라며 "매수수요 부족 현상에 따라 몸값을 내린 급매물 위주로 거래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투자자라면 좀 더 기다리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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