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폐지는 투기심리 조장"
국회는 최근 정부가 내놓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방침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국회는 "부동산 시장의 투기심리를 조장할 수 있다"며 "필요하다면 폐지하는 것보다는 2년간 유예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국회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는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주택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해 도입했다. 1가구 2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주택을 팔 때 2주택자에게는 이득액의 50%, 3주택 이상자에게는 60%의 양도소득세를 매기는 제도다. 2008년 국제 경제위기 이후 주택시장이 침체되자 내년 말까지 시행이 유예돼 있지만 2013년 부활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5일 보고서를 통해 "양도세 중과 제도를 없애면 부동산 시장 정상화와 서민주거 안정이라는 순기능보다 투기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임언선 입법조사관(경제학 박사)은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된다면 경착륙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임 박사는 12·7 대책 이후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재건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뛰고 있다는 사실을 부작용의 예로 들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정부는 주택거래 정상화를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없앤다고 했지만 지표상으로 보면 주택거래는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부산을 비롯한 지방광역시는 올들어 10월 말 현재 집값이 13.5% 올랐다고 밝혔다. 수도권도 소폭이지만 0.7% 올랐다.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지방광역시는 20.4% 늘었다. 수도권도 10.1% 늘었다. 다만 서울 강남3구 재건축 아파트만 집값이 떨어지고 거래량이 줄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양도세 중과가 없어지면 단기적으로 주택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지만 부작용이 크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8·18 전세대책으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다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시행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현재 1가구 1주택에 한해 적용하고 있다. 비싼 집은 3년 이상부터 공제율이 1년에 8%씩 늘어나 10년 이상 보유했을 때는 최대 80%까지 양도차익에서 공제해준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장기 보유에 따른 세 부담이 크게 줄면서 현재 140만가구로 추정되는 다주택자를 양산해 장기적으로는 주택거래 활성화를 넘어 부동산 투기를 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3구의 베이비붐 세대나 은퇴자가 임대사업용으로 집을 구입할 경우 중소형 주택 전·월셋값은 오르고 서민들의 고충은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분양가 상한제를 제대로 적용해 분양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실수요자의 수요 심리를 높이는 것이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에 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임 박사는 "서울 강남3구의 주택 상황을 일반적인 상황으로 봐서는 안된다"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을 2년 연장해야 부동산 경기의 연착륙을 유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홍인표 선임기자 iph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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