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조업 中어선 본거지 가다 랴오닝성 진저우

박종국 2011. 12. 15.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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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살해사건 선박 선적지 어민들 사건내용 몰라

생기 잃은 항구엔 소형어선 50여척만 정박

(진저우 < 中랴오닝성 > =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15일 오후(현지시간) 찾은 중국 랴오닝(遼寧)성 진저우(錦州) 항구.

불법 조업을 단속하던 한국 해경을 살해한 사건을 일으킨 중국 어선의 선적(船籍)이 있어 관심이 쏠리는 곳이다.

영하 날씨에 매서운 바닷바람이 부는 이 항구에는 50여 척의 작고 낡은 어선만 정박해 있어 을씨년스러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조업하는 배들이 출항한 시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왁자지껄하게 흥정하며 퍼덕이는 해산물을 파는 일반적인 항구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었다.

50-60대로 보이는 여성 대여섯 명이 두툼한 옷을 껴입은 채 그물을 손질하는 모습을 찾고서야 겨우 이 항구가 폐쇄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은 한국 해경 살해사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한 여성은 "항구가 작아 근해에서 조업하는 소형 선박만 있지 먼바다까지 나가는 큰 배는 없다"며 "한국에서 벌어진 일을 어떻게 알겠느냐"고 말했다.

한국 해역에서 조업하다 적발된 배의 선적이 진저우였다고 말하자 "그렇게 멀리 나갈 수 있는 배는 산둥(山東)성이나 다롄(大連)처럼 큰 항구에나 있다"며 "선적만 이곳으로 해놓고 산둥을 근거지 삼아 조업한다"고 설명했다.

항구 초입에 늘어선 음식점들도 추운 날씨 탓에 굳게 문을 닫아 폐가를 연상케 했다. 식당을 찾는 손님들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식당에서 만난 한 주민은 "한때는 꽤 흥성했던 항구"라며 "잡히는 물고기가 줄면서 항구도 생기를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선은 갈수록 늘어나는 데 잡히는 물고기는 줄고 있다"며 "치어까지 잡아버리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주민은 "해양 오염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물고기가 잡히지 않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랴오닝성 다롄항 정유공장에서 발생한 송유관 폭발사고와 올해 들어 5개월간 계속됐던 보하이(渤海)만 펑라이(蓬萊)유전 원유 유출 등 환경오염 사고가 잇따르고 있고 바닷가 주변에 급속히 들어선 공장들도 단속망을 피해 오·폐수를 바다로 배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주민은 "당국이 개발에만 몰두해 환경 문제는 외면하고 있다"며 "해양 오염으로 어민만 힘들어졌고 견디다 못한 중국 어선들이 다른 나라 해역까지 침범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올해 들어 한국 해역에서 불법 조업을 하다가 나포된 중국 어선 가운데 한국과 인접한 산둥성 선박이 가장 많았지만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랴오닝성이었다.

지난 10월까지 나포된 랴오닝성 선박은 모두 112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50%가 늘었다.

최근 발생한 해양오염 사고로 랴오닝 해역의 수질이 악화해 어족 자원이 줄자 한국 원정 조업에 나서는 일이 갈수록 잦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어선들의 한국 해역 침범에 따른 한중간 마찰을 막고 중국 어민을 살리려면 무엇보다 강력한 규제를 통한 해양 수질 개선이 선결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pjk@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haoha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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