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포럼> '12·7대책'주택시장안정 선순환 단초가 되길
'부자감세' 비판 보다는서민주거안정 강화에 주목침체된 국내 주택시장분위기 반전 역할 기대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주택시장 정상화와 서민 주거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올해 들어 벌써 6번째다. 주요 골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강남ㆍ서초ㆍ송파 등 강남3구 투기과열지구 해제, 재건축초과이익부담금 2년 부과 중지, 전세임대 확대 및 생애최초주택 구입자금 대출 확대 등 서민 주거안정 지원 강화가 핵심이다.
일부 내용은 그동안 사단법인 주거환경연합 등에서 꾸준히 주장해왔던 것으로,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12·7 대책'으로 수도권 내 주택거래는 연간 1만가구 안팎, 신규주택 공급효과는 4000가구가량 증가돼 전·월세시장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몇몇 언론은 '12·7 대책'의 본질적 의미를 짚기보다는 '부자감세'에 초점을 맞춰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부정적 견해로 다루고 있다. 이는 지난 정부 시절 집값 폭등을 막기 위해 도입한 각종 규제가 자본주의 시장경제원리의 근간인 '수요 공급'의 원칙을 배제해 집값 폭등이라는 시장의 실패를 가져온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했음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 2009~2010년 주택공급이 감소하면서 입주물량이 부족한 데다, 주택시장 활력이 떨어지면서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늘어나 결국 전세가 상승률이 지난해 7.1%에서 올해는 12.2%로 뛰었다.
이는 국내 인구구조 변화 추이와 경제상황이 10~20년의 시차를 두고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일본과 비교해봐도 한눈에 알 수 있다. 90년대 후반 일본 주택시장은 부동산 거품 붕괴 후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수요계층이 다변화되면서 소형화, 차별화, 임대시장 성장 등의 패러다임 변화를 겪은 바 있다.
일례로 2010년 일본의 총가구 중 1인가구는 29.7%를 차지, 전체가구 증가율보다 3배 높은 수준이었다. 또한 수도권 내 인구가 집중되면서 역세권 주변지역의 주택가격 상승과 소득별로 차별화된 주택공급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국내의 경우 인구구조 변화가 일본과 유사하지만 고령화나 가구구조 등은 오히려 일본보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경우 중소형주택의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입지에 따른 수급불균형과 전세난이 가중될 수 있다.
이번 대책에 대해 '부자감세'라는 비판보다는 불필요한 규제를 줄이고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포함돼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동산 경기 과열시기에 단기 처방으로 도입된 규제들은 시장경제 원리에 맞게 대폭 철폐돼야 하는 것이 맞고, 규제들이 지속될 경우 오히려 지금보다 더 주택시장이 악화돼 우리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정부의 이번 대책으로 침체된 국내 주택시장이 바로 활기를 찾을 수는 없겠지만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전환점 역할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부자감세'라는 감정적 접근보다는 시장경제 원리에 입각한 시장기능 회복에 시각을 맞추고 어떤 것이 진정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이번 '12·7 대책'이 전·월세시장과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선순환의 단초로 작용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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