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용사 무이자 대출'을 들어 보셨습니까?

야구용품 미끼로 사기 사례 급증

[머니투데이 송학주기자][야구용품 미끼로 사기 사례 급증]

↑ 인터넷 야구 동호회 카페 '야구용품 싸게 사기' 속 신문고 게시판.ⓒ인터넷

근래에 사회인 야구 동호회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야구용품 싸게 사기(야용사)'의 회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7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인터넷 야구 동호회 카페로 사회인 야구와 관련된 최대 규모의 사이트다.

이 사이트에 '야용사 무이자 대출', '세탁', '다중이' 등 신조어가 생겨 사용되고 있다. '야용사 무이자 대출'은 '야용사' 게시판에 야구용품 사진을 올려 돈을 받은 후 물건을 보내지 않고 시간을 끌다가 돈을 환불해 주는 방법으로 돈을 융통해 쓰는 신종 사기 수법이다.

'세탁'은 '야용사'를 통해 용품 거래후 웃돈을 얹어 다시 재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 무슨 문제냐'는 식의 개인의 상술로 치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야용사' 자체적으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사항이다.

'다중이'는 사기범들이 용품 거래 등을 이용해 사기를 치고 난 후 또 다른 아이디로 재접속하여 사기를 치는 경우를 말한다. 인터넷 카페 특성상 아이디를 수시로 변경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사회인 야구 열풍으로 동호인들이 사기꾼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야용사'에는 사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신문고' 게시판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피해 사례를 서로 공유하고 의심이 될 만한 거래는 미리 알려 사고를 예방하는 데도 하루에도 3~4건씩 꾸준히 올라온다.

사기를 당한 후 경찰 사이버 수사대에 신고를 해도 사기꾼을 찾아내는 건 요원하다. 사기꾼들은 대개 명의 도용한 통장을 사용하고 대포 폰을 쓰는 경우가 많다. 피해 액수가 많지 않아 처벌 수위도 매우 낮다.

사기 피해를 당한 A씨는 "중고 글러브 등 피해 액수는 많아야 몇 십만 원에 불과하지만 별거 아닌 거라 생각해 사기 치는 사람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며 "사기꾼들 때문에 야구를 하고 싶었던 열의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 인터넷에 사기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모여 '홍당사'란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인터넷

또 인터넷에 '홍당사'란 카페가 만들어져 운영되고 있다. '홍당사'란 '홍00에게 사기를 당한 사람들의 모임'을 줄인 말로 국내 유명 야구용품 업체 사장인 홍 모씨가 야구장을 빌려 준다는 글을 올려 사회인 동호회로부터 구장비를 받아 횡령한 사건이 있었다.

그 피해액만 1,500만 원에 이르고 피해자들은 홍 씨를 고소한 상태다. 사회인 야구의 현실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미련하게 그런 피해를 당했느냐고 하겠지만 야구장이 부족한 현실에서 당할 수밖에 없는 사건이었다.

야구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현실에서 주말에 야구장 임대를 한다고 하면 수많은 동호회들이 줄을 선다. 보통 선입금하여 선착순으로 진행되다 보니 정확한 사정을 살펴보지 않고 돈부터 입금하기 쉽다. 게다가 홍 씨가 사회인 리그까지 운영하다 보니 별 의심 없이 믿은 것이 화근이 됐다.

사기 피해를 제보한 B씨는 "주말에 운동장을 구할 수 있게 돼 정말 기뻤다"며 "일주일 내내 기대에 부풀어 야구장에 갔던 만큼 그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또 "나중에 알고 보니 비슷한 피해를 당한 사람이 많았고 이렇게 카페가 만들어져 운영되고 있는 줄은 몰랐다"며 "저와 같은 선의의 피해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으면 해서 제보를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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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학주기자 hakju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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