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부동상 시장 전망] 가락시영 등 재건축 다시 관심 .. 공급 적었던 지방 소형 '유망'
수도권 '약세' 지방 '강세'충청권 일대 당분간 인기수익형 부동산은 '시들' 내년 부동산 시장 전망 도움말 주신 분 (가나다 순)
"유럽이 재정위기 극복 단계에 들어서고,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규제까지 완화된다면 내년 하반기 부동산시장은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얼어붙은 주택 구매심리를 자극해 거래를 늘려야 침체된 부동산시장을 살릴 수 있다"며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시장에 유동성이 증가한다면 회복 시기는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발표된 다주택 보유자 양도세 중과제도 폐지와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 투기과열지구 해제도 '시그널'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동산시장의 주요 변수중 하나인 정책 규제의 사슬이 풀렸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가 가락시영아파트 종상향을 허가함에 따라 서울지역 재건축 시장도 다시 조명받을 것으로 전망했다.유망한 투자 상품으로는 산업단지 인근이나 최근 2~3년간 공급이 적었던 지방의 소형 아파트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수도권 약세…지방 강세 이어진다
올해 부동산시장의 주요한 흐름은 디' 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다. 전세대란이라고 불릴 정도로 수도권 전셋값이 급등했지만 매매시장은 침체가 이어졌다. 부산과 광주등 지방 분양시장에선 최고 100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음에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이 같은 탈동조화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지역별 디커플링에이어 대형과 소형이 많거나 적게 공급돼 수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지역·단지별로 매매가와 전세가가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수익성 문제로 중·대형공급이 크게 줄었던 서울 등 수도권의 경우 내년 말부터는 중대형 아파트 부족현상도 예상되고 있다.
시장 전체적으로는 수도권 약세와 지방 강세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수도권 매매 가격 상승률은 1~2%, 지방은 8% 안팎으로 예상됐다. 지방 주택시장은 올해 상승률(13~15%)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여 투자 지역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서울은 내년 매머드급 대단지 분양이 없다"며 "가락시영 종 상향을 발판으로 재건축·재개발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가관심거리"라고 지적했다.
◆시장 변수는 선거·금리·유럽·입주 물량
내년 부동산시장의 변수는 선거와 금리,유럽 재정위기, 입주 물량이 꼽혔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내년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들이 어떤 부동산 관련 공약을 내놓느냐에 따라 시장이 움직일 것"이라며 "지방의 경우 총선 결과에 따라 국지적인 변동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리도 관심사다. 한국은행이 6개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연 3.25%로 동결하고 있지만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할 때 내년상반기에는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리가 인상되면 이자 상환 부담 증가로 분양·매매시장 모두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연구실장은 "금리 인상은 매매 대신 전세 수요를 늘려 전셋값 급등세를 부추길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그리스 국가 부도에서 촉발된 유럽발 재정위기가 대두될 때마다 국내 증시는크게 출렁거렸고 부동산 시장에 악재로 이어졌다. 이 같은 거시경제지표가 등락을 반복하는 상황에서는 부동산 구매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주택시장의 선행 지표인 재건축·재개발은 투자 성격이 강해 미래 전망에 따라 움직이는데 세계 경제가 불안하다고 느끼면 돈이 있어도 투자를 꺼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입주 물량도 변수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내년 전국 입주 물량은 35만4000가구로 올해보다 1만9000가구 안팎 늘어난다. 하지만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아파트는2만가구 줄어든다는 점이 변수다. 특히 서울은 올해 3만2000가구에서 1만6000가구로 절반 이상 감소해 시장 불안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지방 소형 아파트·역세권 상가 '주목'
투자 유망 상품으로는 산업단지 인근이나최근 2~3년간 공급이 적었던 지방의 소형 아파트를 추천했다. 박상언 대표는 "정부 부처의 이전이 본격화되는 만큼 세종시 등 충청권 일대는 당분간 인기를 끌 것"이라며 "안성과 평택 등 대규모 산업단지 인근 지역의아파트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조언했다.공공기관이 이전하는 혁신도시나 교통 여건이 개선되는 지역의 토지는 국지적 상승도 예상된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전체적으로는 안정세를 보이겠지만 대선과 총선 영향으로 일부 호재가 있는 지역은 상승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상가의 경우 올해 인기를 끈LH(한국토지주택공사) 단지 내 상가를 비롯해 신규 역세권 상가가 주목된다. 내년에 선릉~왕십리와 오리~수원을 연결하는 분당선 연장선과 디지털미디어시티(DMC)~공덕구간을 잇는 경의선이 개통될 예정이어서 역세권 주변 유동인구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반면 수익형 부동산으로 대표되는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은 공급 과잉으로 인기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신규 공급량과 공실률이 적은 지역과 단지위주로 투자를 고려하는 게 좋다는 조언이다. 안정적인 임대수익률을 얻기 위해 저렴한 가격에 매입하는 것은 필수다. 강남3구 투기과열지구 해제와 가락시영 종 상향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는 여전히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프로젝트금융본부장은 "재건축 시장의 불확실성이 개선된 것은 맞지만 금융 규제로 예전과 같은상승세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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