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시장 긴잠 깨고 활기 찾나
규제완화 이어 種상향 '선물세트'"시장흐름 바꿀 호재"… 種상향 예상 단지 투자 1순위 떠올라강남권 재건축시장 활기 찾나
가락시영 일반분양 늘어 조합원 부담금 크게 축소… 둔촌 주공등도 관심 커질듯투기과열지구서 풀리며 분양권 전매도 활성화 기대
'과도한 낙폭'과 '확실한 재료'는 가격을 반등시킬 가장 확실한 요인 중 하나다.
어느 선이 적정 가격이냐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릴 수 있지만 확실한 재료는 최소한 떨어지는 가격을 멈추게 할 정도의 요인은 된다. 더욱이 예상되지 않았던 호재라면 이는 기존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그 가능성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강남권 재건축 얘기다. '주택거래활성화 및 서민주거안정'이라는 다소 긴 제목의 정부 대책이지만 12ㆍ7 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단연 '강남 재건축'이다. 여기에 서울시의 가락시영 종 상향이라는 호재까지 겹치면서 강남권 재건축은 긴 잠에서 깨어나 활기를 찾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물론 여전히 경기 침체라는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지난 5년간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값이 10% 이상 값이 떨어진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강남은 서울에서도 가장 탄탄한 잠재 수요층을 가진 매력적인 시장에라는데 이견을 다는 전문가는 없다. 그동안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전매제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등으로 주저하던 투자자들에게는 규제의 족쇄가 한꺼번에 풀린 지금이 최적의 기회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J & K부동산연구소 권순형 대표는 "강남3구는 서울시내에서 가장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으로 수요 대비 공급이 항상 부족한 지역"이라며 "이번 조치들로 인해 강남권 재건축의 투자 가치가 높아진 만큼 지역에서 내집마련에 나설 수요자들이라면 재건축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의 시선이 긴 잠에 빠졌던 '강남'에 집중되고 있다.
5년간 내리막길을 거듭하는 동안 시장을 떠났던 수요자들의 발길을 다시 끌어들일 대책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것.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 투기과열지구 해제에 가락시영 종 상향 등 잇따른 호재는 집값의 바로미터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흐름을 바꿔놓기에 충분한 파괴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투자시기를 저울질하던 투자자들로서는 충분히 강남 입성을 노려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강남권 규제를 풀어 추가 하락을 막은데다 종 상향을 통해 투자 사업성이 높아졌다"며 "유럽발 금융위기 등의 대외악재로 아직 매수세가 확 살아나진 않았지만 곧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종 상향 예상단지 투자 1순위로 급부상=
지난 8일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아파트의 용도지역을 기존 2종에서 3종일반주거지역으로 높이는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안'이 통과되면서 강남권 저층재건축 추진단지는 단숨에 투자 1순위 아파트로 떠올랐다.
종상향은 곧 용적률 상향→건립가구수 증가→일반분양물량 확대→조합원 추가부담금 감소 등 사업의 선순환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락시영의 경우 종 상향을 통해 용적률이 20%포인트 늘어났고, 이에 따라 일반분양물량도 1,124가구나 증가했다.
가락시영 조합 관계자는 "2종 추진 당시 시영1차 43㎡ 소유 조합원이 109㎡ 아파트를 배정받기 위해선 2억5,000여만원을 부담해야 했지만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나며 부담금이 많게는 1억원 가까이 줄어들 수도 있을 것"으로 말했다.
이 같은 사업성 개선은 종 상향을 추진중인 다른 강남권 재건축 추진단지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비슷한 조건을 갖추고 현재 종 상향을 추진중인 곳은 강동 둔촌주공, 방배 경남아파트 등. 서울시 입장에서도 비슷한 조건인 단지들이 용도변경을 신청한다면 형평성 차원에서 이를 거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하지만 종 상향이 무차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묻지마식 투자에 나서는 것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서울시 역시 같은 저층 단지라도 개포지구 등 이미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된 곳까지 무조건 종 상향을 받아들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종 상향 여부는 해당 단지 주변 여건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며 "이미 주변이 고밀도로 개발됐거나 주거환경 피해가 최소화된 단지에 선별적으로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합설립인가 전후 단계 재건축에 주목해야 =
정부의 12ㆍ7대책으로 기대되는 중대한 변화는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의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다. 투기과열지구 해제는 별도의 법 개정 없이 당장 이뤄지는 것이어서 이에 따른 영향 역시 즉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투기과열지구에서 풀리면 재건축조합원 지위의 양도가 자유로워지고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도 크게 단축된다.
그 동안 강남3구 투기과열지구내 재건축 단지의 경우 2003년 12월 31일 이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단지에만 1회에 한해 양도가 가능하도록 했으며, 그 이후 조합이 설립된 단지는 입주 때까지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돼 있었다.
하지만 이번 12ㆍ7대책으로 인해 2003년 이후 조합설립 인가된 강남권 26개 단지 1만9,000여명의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해졌다. 조합 설립을 추진 중인 22개 단지 2만2,000명도 거래 규제를 면하게 됐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이번 조치로 재건축 조합원 역시 원하는 시기에 매매거래를 할 수 있게 돼 분양권 전매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특히 전매제한으로 투자금이 장기간 묶일 수 있다는 불안감을 해소해줘 재건축 단지 매수자들을 어느 정도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의 대표적 수혜단지로는 강남 개포주공1단지, 대치동 청실아파트, 서초구 방배5차, 송파구 가락시영 아파트 등이 꼽힌다.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완화된다는 것도 눈여겨볼만한 혜택이다.
강남3구내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은 종전 3~5년에서 1~3년으로 짧아지게 됐다. 공공택지 물량 전용 85㎡ 이하의 경우 5년에서 3년으로, 전용 85㎡ 초과 물량 및 민간택지 등의 경우는 3년에서 1년으로 제한기간이 단축돼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단기 시세차익 실현이 가능해졌다.
분양권 전매 제한 완화 혜택을 받게 되는 단지는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SK뷰와 역삼3차아이파크 등이 대표적이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았던 이 단지들은 이번 조치로 인해 분양권 전매 규제가 완전히 풀렸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은 송파구 송파동 래미안파인탑의 경우는 전매규제가 3년에서 1년으로 단축된다. 내년 서초구 서초동과 방배동에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는 삼익2차와 방배 2-6구역 역시 분양 계약 1년 후 전매가 가능해진다.
이밖에도 강남 재건축 단지의 투자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히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역시 2년간 적용이 유예됐다.
김경미기자 km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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