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21번 부동산대책 키워드는 '부자감세'

전병윤 기자 2011. 12. 9.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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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다주택자 稅부담완화..서민주거안정대책은 끼워넣기에 불과

[머니투데이 전병윤기자][연이은 다주택자 稅부담완화…서민주거안정대책은 끼워넣기에 불과]

 MB정부가 주택수요 촉진정책에 초점을 맞춰 부동산대책을 세우다 보니 결과적으로 집부자들에 세금혜택이 집중되고 있다. 주택건설업계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하지만 "'부자 감세'가 지나치다"거나 "애꿎은 서민 핑계 좀 그만 대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후 MB정부가 내놓은 18번의 부동산·건설 대책과 3번의 세제조치를 살펴보면 거의 빠짐없이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감면과 전매제한 등과 같은 규제 완화 조치가 단골메뉴로 들어갔다.

종합부동산세가 유명무실해진 것을 비롯해 지난 2008년에만 △지방 광역시 2주택 양도세 중과배제 범위 1억원에서 3억원으로 확대 △수도권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 조정(10.21 가계 주거부담 완화 및 건설부문 유동성 지원 방안) △강남3구 제외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해제(11.3 경제난국 극복 종합대책) △수도권 전매제한기간 3~7년→1~5년으로 추가 완화(12.22 경제위기 조기극복 추진계획) 등의 대책이 나왔다.

이어 2009년에는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외 지역 신축주택 양도세 한시면제(2.12 세제조치) △다주택 보유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3.16 세제조치) 등이 단행됐고 2010년의 경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 2012년까지 연장(3.18 지방 주택경기 활성화방안)을 내놓았다.

올들어서도 △임대사업자에 대해 양도세 중과 완화 및 종부세 비과세(2.11 전·월세시장 안정 보완대책) △과밀억제권역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1∼5년→1~3년으로 완화(6.30 2011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매입임대사업자 세제혜택 수도권·지방 구분없이 1가구 이상으로 확대하고 주택 1가구에 대해 3년 이상 보유시 양도세 비과세(8.18 전·월세시장 안정방안) △다주택자에 대해서도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허용(9.7 2011년 세법개정안) 등이 잇따라 나오는 등 MB정부 4년간 헤아릴 수 없는 다주택자 중심의 지원 대책이 나왔다.

덕분에 수십채를 가진 다주택자가 임대사업자로 등록만 하면 자기 집을 팔아 8억원에 달하는 양도차익을 남겨도 내야할 세금이 차익의 3%밖에 안되는 '푼돈' 수준에 그치는 사례도 생긴다.

이번 '12.7 대책'은 이같은 집부자 감세 정책의 '완결판'이란 평가다. 마지막 '빗장'으로 인식된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마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시켰다. 분양권 전매 제한이 풀리고 재건축 조합원이 보유한 아파트 매각도 자유로워진다. 이로써 강남3구는 담보인정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과 같은 대출 제한을 빼면 규제에서 모두 벗어나게 됐다.

여기에 참여정부 시절 투기를 막고 과도한 불로소득에 대한 사회 환원 차원으로 도입한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를 항구 폐지하는 방안이 들어갔다. MB정부 집권 초기에 지방을 중심으로 시작된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완화는 점차 수도권으로 올라오기 시작해 끝내 '강남'에서 마무리된 셈이다.

MB정부는 부동산 관련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서민주거 안정화'와 '주택거래 활성화'란 단어를 붙였지만 초점은 다주택자에 맞췄고 서민은 들러리섰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는 배경이다.

MB정부가 '감세'란 정책 기조에 얽매인 탓에 애초부터 방향 설정을 잘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는 단기적 경기부양 효과에만 관심을 갖는데 주목해야 할 것은 장기적 효과"라며 "투기 조장이 이뤄지면 장기적으로 내집을 갖고 싶다는 서민들의 꿈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집값의 건전한 조정마저 못견디는 정부의 조급증이 빚어낸 결과란 비판도 나온다. 정재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7년 4월부터 올 9월까지 미국 집값은 18% 하락한 반면 우리나라는 15% 상승했다"며 "실물경기를 반영하지 못해 생긴 집값 거품을 빼줘야 할 타이밍에 반대로 부양책만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돈 많은 다주택자들에 세금감면을 해줄수록 주택 소유의 쏠림 현상은 심해진다"며 "부자들에 혜택을 줘 서민주거를 안정시킨다는 이해할 수 없는 '쓰리쿠션'식의 복잡한 논리를 내세우지 말고 타깃인 서민에 직접적인 세금 지원을 하면 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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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전병윤기자 byj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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