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풀자 강남 재건축단지 '꿈틀'
서울 강남 재건축단지가 들썩이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통해 각종 규제가 풀린 데다 서울시가 가락시영아파트 용적률을 올려줬기 때문이다.
7일 둘러본 서울의 대표적인 재건축단지인 강남구 개포동은 급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앞으로 값이 오를 것으로 여긴 집주인들이 서둘러 매물을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집을 사겠다는 사람들의 문의 전화는 이어지고 있다.
호가는 최하 2000만원 이상 올랐다. 전용면적 42㎡는 6억원 하던 것이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 6억2000만원으로 올랐다. 49㎡는 6억6000만원 하던 것이 7억원을 넘어섰다. 8억원까지 부르는 매물도 생겼다.
정부의 '12·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매물이 사라지고 호가가 2000만원 이상 오른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 전경. | 경향신문 자료사진
개포동 ㅎ공인중개사 대표는 "정부의 대책 발표가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며 "5000만원 이상 올려 부르는 매물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개포동 재건축단지에 투기과열지구 해제는 호재로 작용했다. 조합설립 이후 입주 전까지는 원칙적으로 거래를 제한했던 것이 풀리기 때문이다. 앞으로 조합설립 인가 여부에 관계없이 바로 거래에 나설 수 있다. 그동안 거래가 자유롭지 못해 환금성이 떨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혜택인 셈이다.
호가는 올랐지만 오른 가격에는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그동안 재건축시장이 매수자 우위에서 대책 발표 이후 매도자 우위로 바뀌면서 과도기를 겪고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가 용적률을 상향 조정한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는 잔칫집 분위기다.
재건축 조합원들은 서둘러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가락시영 1차 전용면적 43㎡는 4억7000만원이었지만 불과 며칠 만에 5억원을 넘었다. 2차 43㎡는 지분이 1차보다 6.6㎡ 더 많아 5억2000만원으로 호가가 뛰었다.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매물을 거둬들인 집주인들에게 중개업소에 나와달라고 해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고자세로 변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사겠다는 사람들은 너무나 갑작스럽게 가격이 오르다보니 관망세로 돌아서 실제 거래는 성사되지 않고 있다.
가락시영아파트는 내년 초 이주 계획이 잡혀 있지만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스타경성부동산중개컨설팅 고승균 대표는 "실제 거래가 성사되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서울시 허가가 의외로 내용이 좋아서 앞으로 가격은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8903가구 아파트를 짓겠다는 가락시영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안을 통과시켰다. 서울시가 가락시영아파트 용도지역을 2종에서 3종으로 상향시킴에 따라 용적률은 최대 285%까지 늘어났다. 그만큼 아파트를 많이 지을 수 있게 됐다. 장기전세주택(시프트) 공급량도 늘어난다. 이전보다 959가구가 늘어난 1179가구의 장기전세주택을 확보했다. 서울시는 가락시영아파트 용적률 상향 조치가 박원순 서울시장의 재개발·재건축 정책이 기존 틀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김효수 서울시 주택본부장은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오세훈 시장 때 하지 못한 용적률 상향 조정은 의미가 있다"면서 "규정상 늘어나는 용적률에 따라 절반은 임대주택으로 확보해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건축시장이 본격적으로 화복되려면 변수가 많이 남아 있다.
법 개정이 필요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와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유예 방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강남 부자들에게만 유리한 정책이라는 여론이 우세해지면 국회에서 법 개정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홍인표·이서화 기자 iphong@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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