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과열지구 해제..강남 재건축 수혜 단지는
이번 대책의 최대 수혜 단지는 역시 강남 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 소재 재건축 추진 단지다.
강남 3구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면서 당장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26개 아파트 단지 1만9000명의 조합원이 자유롭게 아파트 매매를 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조합설립을 추진 중인 22개 단지 2만2000명도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그동안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조합원 지위 양도가 불가능해 조합 설립이 이뤄지고 나면 나중에 아파트를 산 사람은 새 아파트를 받지 못하고 현금 청산 대상이 됐다. 이 때문에 조합설립인가 이후부터 재건축 사업이 끝나는 7~9년간 사실상 거래가 중단돼 재산권 행사에 어려움이 있었다.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서울 강남권의 주요 재건축 단지는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 서초구 서초동 우성 2차, 서초구 잠원동 한신7차, 송파구 풍납동 우성아파트 등이다.
개포주공 2~4차ㆍ개포시영, 대치동 은마아파트, 반포주공 1단지, 방배동 삼호아파트 등은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조합설립을 추진 중이다.
특히 5040가구 대단지인 개포주공 1단지 조합원들은 이번 대책을 크게 반기고 있다.
개포주공 1단지 조합원은 "조합원들이 기다리던 뉴스"라며 "조합 설립을 앞두고 있는 인근 개포 2~4단지 역시 조합 설립이 되고 나면 아파트를 팔 수 없을까 염려하던 분위기가 가시고 있어 급매물이 상당수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K공인 관계자도 "조합원 지위 양도가 허용되면 꼭 필요할 때 팔면 되기 때문에 조합설립인가 전에 급하게 팔려던 매물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역시 재건축에는 호재다.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부과도 2년간 중지돼 침체됐던 강남 재건축 사업 진행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장이 이번 대책과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 특히 주목하고 있는 것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움직임이 시장의 선행지표로서 역할을 오랜 기간 해왔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활황기에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한 차례 상승한 후 강남권 일반 아파트, 강북ㆍ수도권 아파트로 상승세가 확산되는 패턴을 보여왔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규제 완화의 성역에 칼을 댔다는 점에서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정치논리가 아니라 시장원리로 접근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당장 환금성이 좋아진다는 측면보다 정부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책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물론 강남 3구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됐다고 해서 침체된 시장이 급격한 반전을 시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본부장은 "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대책이지만 투자심리가 빠르게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자문팀장도 "강남 3구가 투기과열지구에서 풀린 것은 주택시장엔 분명 호재지만 주택시장 침체가 워낙 심한 상황이라 효과는 장기간에 걸쳐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은 "거래 활성화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강남 3구가 여전히 투기지역으로 묶여 있어 주택시장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아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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