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동산 활성화 카드는 강남판 '종합 선물세트'"

[ 뉴스1 제공](서울=뉴스1) 김민구기자 = 정부가 12.7 주택시장 정상화와 서민주거안정 지원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대책이 서울 강남 집부자를 위한 맞춤형 대책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나섰다.

정부의 이번 다주택자 중과세 폐지는 주택구매를 유도해 거래를 늘리는데 촛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대책을 내놓겠다는 당초방침과 달리 강남과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빗장만 풀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민들이 자신의 근로소득을 활용해 주택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보다 자금력있는 다주택자의 주택거래를 늘려 임대물량을 확보하는 쪽으로 정책 우선을 뒀다는 얘기다.

◇강남 빗장풀기 '파격'…서민 주거안정 '찔끔'

이번 '12.7대책'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투기과열지구 해제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2년간 한시적 유예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지원대상 확대 및 금리인하 △대학생 및 저소득세입자 대상 전세임대주택 공급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정부가 7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는 햇수로 4년, 3주택이상은 7년만에 마지막까지 쥐고 있던 부동산 규제를 전면 해제시켰다.

이는 미국과 유럽 등 대외경제 여건이 안좋은 가운데 국내 가계부채급증으로 내년 내수시장 및 경제성장률이 위축될 것으로 보이자 정부가 주택거래량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친것이다.

또한 올해말로 끝나는 취득세 50% 감면조치가 예상보다 부동산 시장에 심리적 위축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아 선제적인 연착륙 방안을 강구한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에서는 부동산시장 마지막 빗장이었던 '강남3구'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 조치가 올해 나온 대책 가운데 가장 파격적이라고 보고 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규제 근거인 '주택투기지역' 카드가 남아 있지만 수년간 유지됐던 '강남3구 규제'라는 상징성이 퇴색했다는 얘기다.

특히이번 대책이 표면상으로는 서민주거안정 방안임에도 서민 지원안은 공들인 흔적이 없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12.7대책은 현 시점에서 강남 재건축이나 다주택자 등에 쓸 수 있는 규제 완화안을 종합한 대책으로 볼 수 있다"며 "그러나 서민 지원부문은 새로운 내용보다는 기존 대책을 연장하거나 확대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정부 서민정책, 근본적 한계 드러나"

정부가 앞서 수차례 내놓은 부동산 대책을 살펴보면 서민주거정책 접근부터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많다.

조명래 단국대학교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들어 부동산정책은 건설업자나 다주택자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서민주택 문제는 구색을 맞추거나 끼워넣기식으로 접근하다보니 획기적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돈 많은 강남 다주택자가 집을 많이 사서 임대를 놔야 서민주거도 안정된다는 게 국토부의 논리"라며 "현재 주택시장 문제는 절대량 부족이 아니라 서민들이 집을 사고 싶어도 못 사는 구조를 띠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정보포털 '닥터아파트'의 조은상 리서치 팀장은 "이번 대책은 서민주거안정보다는 주택시장에 돈을 풀어 집값을 부양하기 위한 수순"이라며 "돈많은 투자자들이 임대사업한다고 소형주택 매집에 나서면 서민들의 내집마련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 양지영 팀장은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인데다 부동산 시장도 투자 수요에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이번 조치로 과거처럼 집값 폭등 등의 우려가 발생할 가능성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환금성 날개' 달아

정부의 이번 대책 가운데 투기과열지구 해제는 '환금성의 날개'를 달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해제는 당장 조합설립 인가된 26개단지 1만9000여명 조합원 지위양도가 가능해지고 조합설립을 추진 중인 22개단지 2만 2000여명도 거래 규제 족쇄에서 벗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투기과열지구 해제는 금번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2년 부과중지와 맞물려 강남재건축 규제완화 호재로 작용해 집값 낙폭을 어느정도 저지할 것으로 풀이된다.

닥터아파트 조은상 팀장은 "계절적 비수기를 맞아 이번 조치게 따른 거래활성화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그러나 올해 3월 수도권 DTI규제 부활로 조정되던 주택가격 하락폭을 저지하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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