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 부동산대책, 건설·부동산에 '단비'될까

2011. 12. 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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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수도권 부동산시장엔 희망던져건설업계 전반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

[세계파이낸스]

'정부의 12·7 부동산대책이 과연 침체된 부동산 시장과 경영난에 시달리는 건설업계를 회생시킬 수 있을까?'

국토해양부는 7일 발표된 '주택시장 정상화 및 서민주거안정 지원방안'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를 완전히 폐지하고, 강남 3구 등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또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도 2년간 부과중지시켰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와 관련, "부동산 과열기에 제정된 규제들은 부동산 침체기인 작금의 현실과 맞지 않으므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침체된 수도권 부동산 시장과 건설업계를 살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지만, 건설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세금 감면 및 재건축 아파트 거래 제한 완화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를 7년만에 완전 폐지했다. 그간 2주택 보유자는 양도차익의 50%, 3주택 이상 보유자는 60%를 세금으로 내야했지만, 앞으로는 양도차익에 따라 6~35%에 해당하는 세금만 부담하면 된다.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되면서 강남 3구의 분양권 전매 제한과 청약자격 제한 등이 완화되며, 동시에 재건축 조합원이 보유한 아파트도 팔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조합설립 인가된 26개단지 1만9000명의 조합원 지위양도가 가능해진 것은 물론 조합 설립을 추진 중인 22개단지 2만2000명도 향후 자유롭게 양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투기지역 규제는 그대로이므로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담보인정비율(LTV) 등 금융규제는 그대로 남는다.

정부는 또 현재의 재건축 위축상황을 고려하여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을 2년간 부과중지했다. 다만 개발이익 환수라는 제도 도입취지를 감안, 폐지하지는 않았다.

◆엇갈리는 영향 전망

이번 '12.7 부동산 대책'이 침체된 수도권 부동산 시장, 더 나아가 '붉은 경고등'을 발하고 있는 건설업계에 얼마나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 있을까에 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을 필요 이상으로 제약하던 과도한 시장규제가 해소됨으로써 주택거래가 시장 기능에 따라 정상화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전세수요 압력도 줄어들어 내년 전월세 시장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국민은행 WM사업부 원종훈 세무사는 "내년부터 실시되는 장기보유특별공제 등과 함께 장기적으로 다주택자들의 세금 감면 혜택이 5~60%에 달한다"면서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욱 타이거하우징 대표도 "다주택자의 대부분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며 "이들에게 미칠 기대감이 상당히 커 침체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규제 완화만으로는 큰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어차피 중과세는 이미 내년말까지 유예되어 있어 지금 당장 세금 감면 효과는 크지 않다"면서 "수도권 부동산 시장과 건설업계가 워낙 침체된 상태라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부동산 시장을 살리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성은 있지만 그뿐이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추가 냉각을 완화해주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비관적 전망을 보였다.

현재 국내 건설업계의 상황은 매우 좋지 않다. 대형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부서 관계자는 "지금 건설업계는 '치킨 게임' 중이다. 금융위기 이후 3년간 워크아웃을 진행했지만, 미분양, 미입주 등이 여전히 심각해 건설사에 돈이 돌지 않고 있다. 이대로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은 채 내년도에 접어들면 대기업그룹 산하 건설사 외에는 줄줄이 나자빠질 위험이 크다"고 평했다.

때문에 '12.7 대책'에 대한 건설업계의 기대감은 크지만, 전문가들은 대부분 고개를 저었다.

박원갑 팀장은 "먼저 가계부채 문제가 정리되고, 전반적인 경기 호황으로 근로자와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늘어야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금의 규제 완화는 언 발에 오줌 누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신진기 우리은행 기업금융개선부장은 "절벽에서 굴러 떨어지고 있는 건설업계의 현실을 어느 정도 플러스 방향으로 돌려놓을 순 있다. 그러나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안재성 세계파이낸스 기자 seilen78@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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