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시장 안정화 대책>"내집마련 장벽 더 높아졌다"
정부가 7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올들어서만 여섯번째 나온 대책으로, 침체된 주택 거래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탓에 상대적으로 서민주거지원 효과는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금리가 0.5%포인트 인하되지만 다주택 양도세 중과 폐지 등의 정책이 집값 상승이나 월세전환 가속화 등을 초래할 수 있어 서민에게는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의 '주택시장 정상화 및 서민주거안정 지원방안'은 실수요자인 서민층에게는 부담스럽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서울 송파구 전세거주자인 송모(여·34)씨는 "결국 다주택자들만 혜택보는 것 아니냐"며 "지금도 집값이 비싼데 더 올라 집 사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 같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연구실장은 "생애최초 주택금리가 인하된다고 해서 그동안 집을 안 산 사람이 사는 등의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양도세 중과 폐지 등으로 거래 활성화가 되면 오히려 무주택 서민들의 진입 장벽이 높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셋값 상승이나 월세 전환가속화도 우려됐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자문팀장은 "다주택 보유자의 양도세 중과를 폐지하면, 거래를 늘리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이로 인해 소형주택 쏠림현상이 나타나 소형 매매가격 상승을 초래하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며 "이는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더욱 힘들게 하고 전셋값 상승 또는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물량이 늘어나 서민들의 고충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다주택자들이 주택임대사업을 위해 소형주택을 매입해 전세로 내놓더라도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놓지는 않기 때문이다.
강남 3지구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면 실수요자 중심이기보다는 투기세력의 가수요를 자극할 우려도 있다.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매입하는 투자자들도 늘어 대출 부담을 전세 또는 월세로 돌리는 이들도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채 실장은 "거래가 침체됐다고 하지만, 현장에 나가보면 여전히 소득대비 주택값은 높은 수준이어서 서민들에게 부담이 많다"고 말했다.
이용권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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