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 교수 "양도세 중과 폐지, 투기꾼만 배 불릴 뿐"
서울대 경제학부 이준구 교수가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폐지 방침을 밝히면서 전세난 해소를 명분으로 내세운 점을 논리가 통하지 않는 궤변이라며 "아시는 분 있으면 가르쳐 주세요"라고 호소(?)하듯 표현했다.
이 교수는 6일 자신의 개인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정부가 다주택 보유자 양도세 중과 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한 근거가 흥미롭다. 전셋값을 잡기 위해서는 민간 임대사업을 활성화해 전월세 물량을 확대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다주택 보유자의 양도세 중과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나는 경제학을 40년 이상 공부해 왔다. 조세제도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내 전공인 재정학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문제 중 하나다. 그런데 양도세 중과 제도의 폐지가 왜 전월세 물량의 증가를 가져오는지 그 이유를 전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내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 양도세 중과 제도의 폐지의 효과는 주택 투기를 한 사람에게 '뜻하지 않은 이득'(windfall gain)을 가져다 준다는 것 단 하나뿐"이라며 "전세대책의 일환으로 양도세 중과 제도를 폐지한다는 것은 내 상식으로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양도세 중과 제도의 폐지가 전세시장의 안정을 가져오게 될 논리적 이유를 전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난 번에 이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 어떤 분이 양도세 중과 폐지는 미분양 주택을 소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전세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며 "그러나 전체 전세시장의 규모에 비해 본다면 그 효과는 아주 미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건설산업이 과잉 투자를 해서 미분양 문제를 일으킨 것인데 왜 사회가 그 뒤를 닦아줘야 합니까"라고 반문한 후 "백보를 양보해 그것이 양도세 중과 제도의 폐지가 가져올 이득이라면 그것으로 인해 발생할 비용은 비할 바 없이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도대체 어떤 비용-편익분석으로 양도세 중과 제도의 폐지가 정당화될 수 있는지 아시는 분 있으면 그 점에 대해서도 깨우쳐 주시기 바란다"는 당부로 글을 마쳤다.
<디지털뉴스팀 손봉석 기자 paulsohn@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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