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조합원 '매매 금지' 풀린다
부동산 활성화 대책 7일 발표매수세 살아날듯…최저가 낙찰제 확대 2년 유예
정부가 7일 발표할 '건설시장 안정화 및 서민주거 방안'은 그동안 부동산시장을 압박해온 규제를 풀어 거래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부동산시장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하면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조합원 전매가 조합설립 이후에도 가능해져 거래에 숨통이 트일 가능성이 있다.
양도세 중과 폐지는 다주택자들에 대한 세금 중과 부담을 줄여 매매 의욕을 자극할 수 있다. 그러나 경기침체 인구감소 등에 대한 우려로 부동산 매수 심리가 위축돼 있어 실제 거래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해제
강남3구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면 면적별로 3~5년인 분양권 전매금지 기간이 1~3년으로 단축된다. 재당첨자 5년 내 1순위 청약자격 제한과 재건축조합 설립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등도 풀린다.
전문가들은 강남3구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면 재건축 아파트 소유자들의 '출구 전략'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집주인 입장에선 조합 설립 이후 금지됐던 매매가 허용돼 매물을 내놓을 수 있게 된다. 현재 가격과 재건축 추가분담금을 내더라도 강남에 새 아파트를 마련하겠다는 실수요자들은 매수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투기지역 해제는 강남지역에 대한 투기를 유발할 수 있는 소지가 크다며 기획재정부가 반대해 투기과열지구만 해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재정부가 운용하는 투기지역 대상에서 제외되면 총부채상환비율(DTI)이 기존 40%에서 서울 다른 지역과 같은 50%로 높아져 주택 매수 여력이 커진다. 투기지역 해제에 대해선 한나라당도 강남지역 주민에 대한 혜택이라는 점을 들어 반대했다.
◆양도세 중과 폐지
다주택 보유자에게 세금을 더 매기는 양도세 중과제도도 폐지키로 했다. 2주택 보유자가 집을 팔 때 양도차익의 50%, 3주택 이상 보유자는 양도차익의 60%를 부과하는 이 제도는 내년 말까지 적용이 유예된 상태다. 주택 투기를 막는다는 취지로 2004년 도입됐지만 주택시장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요즘엔 수요기반 위축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재정부는 당초 지난 9월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양도세 중과를 폐지할 예정이었으나 '부자 감세'라는 비판을 의식해 포함하지 않았다.
박합수 국민은행 수석부동산 팀장은 "내년까지 양도세 중과가 유예된 상황이어서 당장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절세할 수 있어 매수세를 진작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단 양도세 중과 폐지는 소득세법 개정 사안으로 국회 통과가 필요한 만큼 내년부터나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재정부는 보고 있다.
국토부는 또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 대출의 부부합산 소득 기준을 기존 4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완화하고, 대출 금리도 연 4.7%에서 4.2%로 낮추기로 했다. 대출 금리가 0.5%포인트 낮아짐에 따라 2억원을 대출받은 경우 연간 이자 부담액이 100만원 안팎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추가 해제도 추진된다.
◆최저가 낙찰제 2년 유예
주택시장 위축에 금융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 회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했다. 공모형 PF 사업장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토지대금 납부 조건을 완화해주고, 민간업체의 부실 PF사업장은 캠코(자산관리공사) 등이 추가로 인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과도한 입찰경쟁으로 경영난이 심화될 것이라며 중견·중소건설사들이 반발해온 최저가 낙찰제와 관련, 내년부터 300억원 이상에서 100억원 이상으로 확대 적용하려던 것을 2014년까지 유예키로 했다.
김진수/김재후/김보형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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