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박스카 '레이' "편의성은 중형수준..힘은 부족"

제주도 2011. 11. 30.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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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귀엽다. 엄마 나 이거 사주면 안 돼?"

제주도에서 29일 진행된 박스카(박스모양으로 생긴 차) '레이(RAY)'의 시승 반환점에서 만난 한 여성의 말이다. 이날 시승에 사용된 차량은 레이의 1.0L(리터) 휘발유 모델. 시승은 제주도 해비치호텔에서 출발해 메이즈랜드(공원)를 거쳐 다시 호텔로 돌아오는 총 65km 구간에서 이뤄졌다.

기아차의 박스카 '레이(RAY)'가 베일을 벗고 세상 밖으로 나왔다. 기아차는 레이 출시를 위해 지난 2007년 프로젝트명 탐(TAM)으로 첫 개발에 돌입. 총 4년의 연구기간과 약 15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했다.

우선 시동을 걸어봤다. 경차임에도 스마트시동 버튼이 있어 키를 돌리지 않고도 한 번의 조작만으로 시동이 걸린다. 엔진음이 다소 들려왔지만, 소음과 진동이 적어 정숙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가속페달을 살짝 밟아 봤다. 반응은 다소 느렸지만, 경차 수준을 감안한다면 나쁘지 않다.

가속페달을 깊숙히 밟아 속도를 올렸다. 변속에 의한 울컥거림이 느껴졌지만 큰 무리 없이 속도가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낮은 토크(9.0kg·m)로 인해 가속감을 느끼기에는 부족했다.

먼저 정속구간(시속 80㎞ 이하)에서는 바람소리(풍절음)가 다소 들렸지만 큰 무리가 없이 달려나갔다. 레이는 작고 높은 차체, 넓은 휠베이스(차량의 앞바퀴 차축과 뒷바퀴 차축간의 거리)로 자칫 위험할 수 있는 차체구조를 갖고 있다. 하지만 차체제어시스템(VSM)이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차량의 자세를 안정적으로 잡아줬다. 특히 언덕길과 곡선주로가 많은 제주도에서 다소 빠른 속도로 코너에 진입해봤지만, 뒤뚱뒤뚱 할 뿐 무난한 회전능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앞지르기나 돌발상황에서 스티어링 휠(운전대)을 갑자기 돌렸을 경우 그 충격은 컸다. 차체의 높아서인지 급회전에는 심하게 휘청거렸다.

이날 최고속도는 시속 141㎞. 한번 탄력을 받으면 속도가 시속 130㎞까지는 무리없이 올라간다. 그러나 시속 135㎞를 넘어선 직후에는 속도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된다. 아쉬운 점은 힘이었다. 이 차를 도심에서만 타는 '도심형 경차'로 이용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차를 타고 속도가 빠른 국도나 고속도로를 달린다면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에어컨이나 히터를 켜둔 상태에서 주행하면 낮은 언덕에서도 힘이 떨어지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다. 제주도의 바람이 심해 초반에 가속력이 떨어지는 일도 발생했다.

브레이크는 민첩한 반응으로 지금까지 타봤던 경차 가운데 제동력이 우수한 편이었다. 또 시속 140㎞ 고속주행 상황에서도 안정된 RPM(분당엔진회전수)를 유지하며, 과한 엔진음이나 소음, 진동이 적어 정숙성 면에서는 놀라웠다.

차량의 실내인테리어를 살펴보면 단순하지만 깔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편의장치는 중형차 수준이었다.

열선을 적용한 스티어링 휠(운전대)과 열선 시트(시트 전체 열선처리 기본사양)는 겨울바람으로 얼어붙은 몸을 따뜻하게 했다.

이날 제주도는 강한 바람으로 짙은 안개가 빨리 걷히고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였다. 오후 3시를 넘어서 시작된 시승행사는 강렬한 햇살 때문에 눈이 부셔 운전을 하기 어려웠다. 햇빛가리개를 이용해 가려보려 했지만 너무 짧았다. 닛산 큐브의 햇빛가리개가 너무 커 앞쪽 시선을 가리는 반면, 레이는 너무 짧아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했다.

레이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수납공간이다. 우선 높이 차체로 운전과 보조석 위에는 노트북, 책 등을 놓을 수 있는 오픈트레이가 있다. 뒷좌석 시트 아래에 숨겨진 수납공간과 바닥 매트를 열면 신발을 두 켤레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또한 트렁크의 경우 뒷좌석 의자를 모두 접을 경우 최대 1326L 공간이 확보돼 골프백 4개를 충분히 탑재할 수 있다.

특히 레이의 1700㎜의 높은 전고(자동차 바닥에서부터 천정까지의 높이)는 짐을 싣는데 편리하다. 미니 크로스오버 유틸리티 비히클(CUV)이라는 차량의 콘셉트에 맞게 자전거가 통째로 들어가거나, 캠핑용품을 싣는데도 충분했다.

차량 외관을 살펴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살짝 뒤로 넘긴 눈썹 형태의 LED포지션 램프다. 이 램프는 헤드램프(전조등) 윗부분에서 앞유리 아랫단까지 이어져 은은한 빛깔을 내며, 헤드램프와의 조화로 마치 사람의 눈동자를 보는 듯했다. 아울러 도톰하고 짧은 보닛과 멀리서 봐도 기아차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라디에이터 그릴, 실제 눈처럼 살짝 튀어나온 헤드램프는 전체적으로 귀여우면서도 단단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레이는 닛산의 큐브와 토요타 다이하츠의 탄토와 닮은 점이 많다. 우선 이들 차량은 박스카라는 공통점이 있다. 짧은 보닛과 넓은 휠베이스를 통한 실내공간 극대화, 직각으로 떨어지는 뒷부분 역시 모두 닮아있다. 특히 레이는 탄토와 실내공간의 인테리어와 뒷좌석이 슬라이딩 방식(미닫이 문)이라는 점이 비슷했다.

하지만 레이의 경우 국내에 수입된 큐브와 달리 경차의 규격을 맞춤으로서 경차의 다양한 해택을 제공받게 된다.따라서 레이 구매고객의 경우 취득세 및 도시철도 채권구입을 면제받고 향후 고속도로 통행료, 혼잡통행료, 공영주차장료 등에서 50% 감면해택을 받게 된다.

박스카 레이는 휘발유 모델과 LPG(액화석유가스)·휘발유를 함께 사용하는 바이퓨얼(하이브리드) 모델 등 두 가지 모델이 출시됐다.

카파 1.0L(리터) 엔진을 얹은 휘발유 모델은 최고출력 78마력, 최대토크(높을수록 가속력이 좋음) 9.6kg·m, 공인연비 L(리터)당 17.0km의 성능을 발휘한다. LPG와 휘발유를 함께 사용하는 바이퓨얼(Bi-Fuel) 모델은 주행 중 LPG 연료가 바닥나면 휘발유를 보조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바이퓨얼 모델은 카파 1.0L 바이퓨얼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78마력, 최대토크 9.6kg·m의 동력성능을 낸다. 연비는 LPG 사용을 기준으로 L당 13.2km이다. 가격은 ▲카파 1.0 휘발유 모델 1240만~1495만원 ▲카파 1.0 바이퓨얼 모델 1370만~162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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