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분이면 도착해요", 분당 정자 카페골목 함박웃음

허성준 기자 2011. 11. 2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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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5시 지하철 신분당선 강남역 승강장. 경기 성남시 정자역으로 가기 위해 전동차를 기다리다 보니 반대편에서는 분당에서 강남을 찾은 10~20대 초중반의 사람들이 전동차에서 쏟아져 나왔다. 정자역 방향의 승강장에는 대부분 20대 후반 이상의 사람들이 전동차에 몸을 실었다. 운행 시작 후 10분이 채 안 돼 도착한 청계산입구역에는 주말을 이용해 청계산을 찾았던 이들이 탑승을 위해 긴 줄을 서고 있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에 사는 양모씨(53)는 "(서울을 갈 때)버스를 타려면 자리가 없고, 원래 있던 분당선은 차로 가면 30분이면 갈 거리를 빙 돌아가기 때문에 45분은 족히 걸렸다"며 "남편과 애들도 모두 버스를 타고 다니다가 최근에는 신분당선을 타고 다닌다"고 말했다.

전동차는 출발한 지 16분 만에 정자역에 도착했고, 역에 내린 사람들의 상당수는 기존 분당선으로 갈아타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사람들 몇몇 무리는 정자동 카페거리와 가장 근접한 5번 출구로 방향을 틀었다.

◆ 고급 카페촌 '정자 거리', "서울 손님 많아요"

5번 출구로 나와 현대자동차 영업점에서 좌측 골목을 따라 1분여를 걸으니 정자동 카페 골목이 나왔다. 기존 분당선 정자역에서는 8~10분 정도 걸리던 거리다. 골목 초입으로 들어서니 와플 전문점인 '와플 반트'(Waffle Bant)가 있었고, 매장 안뿐 아니라 10여명의 대기 손님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사람 2~3명이 지나다닐만한 카페거리 인도(人道)는 가족 단위 방문객과 20대 중반에서 30대 연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곳부터 정통 미국식 팬케이크 전문점인 '버터핑거팬케이크'까지 약 400m의 2차선 도로 양옆에는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프렌치 브런치(brunch) 카페, 여성 의상 매장들이 빼곡히 입점해있었다. 이 카페 골목은 원두커피 한잔 가격이 평균 7000원~1만원대에 달할 정도로 비싸지만, 저녁 시간인 6~8시에는 점포 내부부터 테라스까지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붐빈다. 카페 외에도 아메리칸레스토랑인 '데일리킹스다이너',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chic ami', 와인바 '체디클럽' 등은 분당 주민뿐 아니라 외지인들에게도 인터넷을 통해 크게 알려져 이날도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이 카페촌의 복수의 점포들은 신분당선 개통 이후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소폭 늘었다고 답했다.

이 거리의 유일한 대중음식점인 '서울촌 닭갈비'는 작년 11월보다 매출이 늘었다. 점포 관계자는 "지하철이 들어온다고 했지만, 실제 손님이 늘어날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며 "정자동 카페 골목의 인기는 늘 꾸준했는데, 작년 11월과 비교하면 매출이 약 25% 정도 늘어 지하철 효과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또 카페 골목의 'A' 이탈리안 레스토랑 관계자는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는 11월부터 연말 직전까지는 손님이 줄어드는 편인데, 작년과 비교하면 올해는 전달 대비 매출 감소가 심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이 지역의 임대 시세는 아직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거리의 상가 매매·임대 중개를 전문으로 하는 'H' 공인 사장은 "신분당선 개통 이전보다 상가 임대에 대한 문의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는 임대 시세가 안정된 상황으로 33㎡(10평)을 기준으로 권리금은 1억원 선이며, 보증금과 임대료는 각각 1억원, 300만~500만원 선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같은 지역의 'B' 공인 사장은 "(신분당선이 들어왔다고는 하나)이 지역은 민감한 상권이기 때문에 업종과 점포별 특징에 따라 아주 잘되는 경우도 있고, 1달도 안 돼 망하는 경우가 있어 임대 시세가 급작스럽게 오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진짜 빠르다" 소문따라 전세수요 '러쉬'

정자동 카페 골목이나 율동공원 등을 가기 위해 신분당선 정자행 전동차에 몸을 실은 외지인들은 많아지고 있지만, 출·퇴근 시간 단축 호재가 예상됐던 정자동 부동산 시세는 요지부동이다.

정자역과 가까운 상록우성(전용면적·69㎡)과 한솔주공5단지(41㎡)는 매매가격이 각각 5억3000만~5억4500만원, 2억6000만~2억7000만원 선으로 지하철 개통 이전은 물론, 올해 초와 비교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자역 인근의 'S' 공인 사장은 "신분당선 개통은 매매가격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이 지역의 아파트들은 이미 수차례 지하철 개통 호재에 가격이 오른 아파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공인 사장은 "올해 계속된 부동산 침체에도 정자동 아파트 매매가격이 타 지역에 비해 떨어지지 않은 것을 본다면, 영향을 받았다면 받았다고 말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전세금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상승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정자역 바로 맞은편에 있는 느티공무원3단지(전용면적·58㎡)는 2억원에서 최대 2억~2억6000만원, 66㎡는 2억~2억6000만원선으로 올해 초와 비교하면 3500만~4500만원 정도 전세금이 올랐다. 상록우성(전용면적·57㎡)은 올해 초와 비교해 약 4500만~5000만원 올라 2억~2억3000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부동산 호재 중 교통과 관련해서는 계획이 발표됐을 때 크게 오르고, 착공과 완공 시에도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다만 시장 침체 상황에서 이미 선반영된 가격이 개통 이후 큰 폭으로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함 실장은 "다만 12월 말부터 내년 봄 이사철에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된 정자동에 전세수요가 몰릴 가능성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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