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판국에..유럽사람 누가 차 삽니까"

2011. 11. 28.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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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추적 가랑비가 내리던 지난 2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유럽 자동차 산업을 취재하기 위해 공항에 도착한 기자를 기다린 첫 소식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인 피아트의 시칠리아 테르미니 공장 가동 중단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부터 테르미니 공장 가동 중단에 대한 소문이 많았지만 그동안 피아트는 노조 문제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 재정위기마저 덮치자 피아트로선 노조보다는 생존을 위해 전격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이어 들려온 것은 미국 업체 포드가 스페인 발렌시아 공장에서 4000명가량의 인원을 감원한다는 소식이었다. 이는 전체 인력의 3분의 2가량을 줄이는 것으로 유럽 내 내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던 포드로서는 사실상 조업 중단에 버금가는 조치로 평가된다.

이런 우울한 소식 탓인지 유럽에서는 최대 축제인 크리스마스를 한 달여 앞두고 있지만 활기찬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었다. 24일 기자가 찾아간 프랑크푸르트 중심 쇼핑가 괴테스트라세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거리와 가게를 꾸며놨지만 절반가량이 불을 밝히지 않아 오히려 을씨년스러운 모습이었다.

국제금융센터 통계를 보면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17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01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분기 평균 1% 선에 그쳤다. 독일과 동유럽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곳이 대부분이다. '경제가 어려운데 크리스마스가 무슨 대수냐'는 시각이 지배적인 것은 이 때문이다.

건설기계 관련 무역업에 종사한다는 크리스톨 빌라트 씨는 "나를 포함해 주변 사람 대부분이 소비를 크게 줄였다"며 "TV와 휴대전화 같은 내구재 소비는 최대한 미루고 의식주와 관련된 부분에만 돈을 쓰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최근 실업률이 9.3%로 10%에 육박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사정은 조금 나은 편이지만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은 똑같이 느끼는 모양새다.

독일 최대 편의점 체인인 DM에서 만난 알베르트 라인하르트 씨는 "장기 불황에 대비해 저축을 늘리고 있다"며 "주변 사람 대부분이 언제 잘리지 모르고 잘리더라도 연금이 제대로 나올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각국의 발목을 잡고 있는 재정위기 현상이 깊어지자 유럽 내 자동차 산업도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생존을 위한 감원, 공장 폐쇄와 함께 자동차 라인업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가 목격되는 것이다. 41년 역사를 가진 피아트의 테르미니 공장 폐쇄는 이러한 유럽 자동차 업계 변화의 서막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위해 GM은 지난 25일 오펠을 포함해 GM유럽을 이끌 새로운 사령탑으로 스티븐 거스키 GM 부사장을 임명했다. 거스키에게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한 생산효율화 과제가 주어졌다.

유럽 자동차 업계에서는 전임 닉 라일리 GM유럽 사장이 제대로 된 구조조정을 이끌어내지 못하자 GM 본사 차원에서 소위 '저승사자'를 보냈다는 평가다.

유로존 4위 경제대국으로 통하는 스페인의 경우 위기감이 더욱 크다. 1970~80년대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유럽 국가 가운데 상대적으로 임금이 싼 스페인에 많은 생산기지를 지었다. 이후 1990년대부터는 소련이 붕괴하면서 동유럽 국가로 생산기지가 이동했다. 이에 따라 낡고 오래된 스페인 내 공장은 폐쇄 리스트 1순위에 올라 있는 상황이다.

바르셀로나에서 만난 겔레 만초 씨는 "우수한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다른 EU 국가로 떠돌아다니는 게 스페인의 요즘 현실"이라며 "젊은이들이 꿈을 잃어버린 지 오래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인의 9월 청년실업률은 48%다.

만초 씨는 "바르셀로나 중심 거리에 구걸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최근 급격하게 늘었다"며 "관광지는 관광객과 소매치기 잡범이 절반씩 있을 정도로 무질서가 판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 =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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