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3DTV 공존..인도 가전시장은'시간 용광로'

2011. 11. 2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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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안하이웨이 2차 대장정 ⑦ ◆인도의 수도인 뉴델리에서 동쪽으로 인접한 노이다. 뉴델리의 외곽도시이면서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속한 노이다는 우수한 인프라스트럭처와 수도 인접성 등의 이유로 많은 투자가 이뤄지는 곳이다. 인구가 몰리다 보니 기업들은 아예 더 외곽으로 뉴델리에서 50㎞가량 떨어진 '그레이터노이다'(Greater Noida)로 향하는 사례도 많다. LG 삼성 비디오컨 등 인도 전자 시장에서 3각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기업뿐만 아니라 혼다자동차 덴소 등 유명기업들이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변두리 풍광이지만 그래도 땅값이 3.3㎡당 1500만~2000만원에 이른다. 뉴델리~노이다 간에는 6차선의 진짜 고속도로도 놓여 있다. '뉴델리~노이다 플라이웨이'라는 이 도로는 중앙분리대와 도로변 분리벽도 있어 달구지나 소떼 같은 불청객도 없다. 고속도로가 끝나는 지점에 새로운 도로가 건설되고 있어 물어봤더니 '노이다~그레이터노이다~아그라'를 잇는 165㎞의 '야무나(Yamuna) 고속도로'라고 알려줬다. 그레이터노이다에 있는 LG전자에 들어서면 20만㎡(6만평) 규모의 공장이 반겨 준다.

냉장고 세탁기 TV 등 인도 백색가전 시장을 석권하는 제품들이 생산되는 곳이다.

생산라인을 돌아보니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5년 혹은 10년 전으로 되돌아간 느낌이다. 한국에서는 오래 전에 단종된 세탁ㆍ탈수 분리형 이조식 세탁기, 외문형 냉장고, 브라운관 TV 등이 버젓이 생산되고 있었던 것. LG전자 안길석 부장은 "인도는 '시간의 용광로' 같은 곳이다. 첨단 스마트폰과 바타입 구형폰, 평면 3D TV와 브라운관 TV가 함께 팔리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TV 시장만 해도 여전히 브라운관 TV가 평면 TV보다 더 많이 팔린다. 브라운관 TV는 인도에서 연간 1000만대가 팔리는데 그중 LG브랜드가 30%를 차지한다. 대당 10만~20만원에 불과하지만 물량이 워낙 크다 보니 LG전자도 브라운관 TV 시장을 놓지 못하고 있다.

복잡하기 그지없는 인도시장에 특화된 제품도 눈길을 끈다. 대가족 문화와 힌두교 등을 반영한 '인디아 인사이트'(India Insight) 제품이다. LG전자 시장점유율이 32%에 달하는 냉장고와 관련 생산담당인 강범석 부장은 "냉장고의 육류 보관공간은 야채를 넣어두는 신선실을 키웠다. 인도인들의 80%가 채식주의자를 자처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여름철 섭씨 40도가 넘는 더운 날씨에 착안해 냉장고에 화장품과 약품을 넣어둘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다. 냉장고에 잠금장치도 있는데 애들이 자주 열면 에너지 낭비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TV는 '재즈' 시리즈가 인기인데 가족ㆍ친지들과 함께 모여 TV를 보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음향을 최대한 키운 제품이다. 한국과 달리 베젤(TV 화면의 겉테두리)을 넓게 만들어 스피커가 최대한 돋보이게 했다.

세탁기 '스피치'는 인도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배려했다. 인도 세탁기 시장은 반자동에서 자동으로 넘어오는 단계여서 선진국처럼 버튼이 너무 많은 세탁기는 소비자들이 불편해한다. 하지만 '스피치'는 세탁 순서대로 음성안내를 해주기 때문에 글을 모르는 소비자라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현지화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면서 LG전자는 올해 인도에서 35억달러(약 4조원)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글로벌 경제위기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6% 성장한 수치다. LG전자 전체 해외사업으로 보면 중국 미국 브라질에 이어 인도시장이 4위를 차지한다.

백색가전에서 LG전자가 1위라면 TV에서는 LCD TV 등을 내놓은 삼성이 1위다. 특히 삼성은 10년 넘게 노키아가 독점하다시피 한 인도 휴대폰 시장에서 20%대 점유율로 노키아를 바짝 추격했다.

인도 전자시장을 국내 두 업체가 쥐락펴락할 수 있었던 것은 선점효과를 톡톡히 본 결과다. 인도는 어느 나라보다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통한다. 처음 진출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브랜드를 알리고 유통망을 확보하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LG의 유통채널은 직간접적으로 1만6000개에 달한다). 삼성과 LG는 1990년대 말 생산라인을 지어 진출했는데, 일본 경쟁업체들은 그보다 10년이 늦었다.

하지만 일본 업체들도 최근 들어 대대적 반격에 나섰다.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들은 미국 유럽 중국 등 거대 시장을 한국 브랜드에 모두 뺏기자 "인도라도 사수하자"며 매달리고 있다. 인도 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일본의 부상'(sun rising)이라고 표현한다. 한국의 추석에 해당하는 '디왈리' 축제 기간에는 신문 광고지면을 일본 전자업체들이 도배할 정도다.

일본 업체들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브랜드에 비해 프리미엄 정책을 고수하다가 이젠 자존심도 내던졌다. 취재팀이 찾은 쇼핑몰에선 일본 업체들마다 경쟁적으로 무이자 할부와 할인 행사를 하고 있었다.

김경율 코트라 뉴델리무역관장은 "인도시장은 너무 복잡해 저가 공세를 한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늦게 들어올수록 오랜 기간 수업료를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선점하고 견뎌야 한다'는 게 인도 시장에서 정답이라는 얘기다.

[기획취재팀=김상민 부장대우 / 박만원 순회특파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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