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 기상도] '불굴의 의지'가 1등 원동력
'불굴의 며느리' KBS 일일극 제치고 유종의미… 배우·감독 노력 '결실'
MBC 일일극 '불굴의 며느리'(극본 구현숙ㆍ연출 오현창)가 18일 종방된다. 17일 수도권 시청률은 20%(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 돌파, 전국 시청률은 18%를 넘겼다. '불굴의 며느리'는 "오후 8시엔 9번"이라는 4050 시청자들의 오랜 고정관념을 깼다. KBS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KBS 1TV '당신뿐이야'는 '불굴의 며느리'에 잡혀 전국 시청률 16%대에 머물고 있다. MBC 일일극이 KBS를 제친 일은 '황금 물고기' 이후 꼭 1년 만이다. '불굴의 며느리'는 무엇으로 시청자와 통했을까.
# 박윤재+신애라
'불굴의 며느리'는 앞서 조기종방된 두 작품의 뼈 아픈 경험을 통해 성장했다. 신인 위주캐스팅으로 신선함을 주고자 했던 '폭풍의 연인'과 연기 경험이 웬만큼 쌓인 배우들을 포진해 안정감을 주고자 했던 '남자를 믿었네'를 적절히 섞었다.
'불굴의 며느리'가 첫 주연작인 박윤재와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배우 신애라의 조합이 그 결과였다. 극중 재벌훈남청년 문신우(박윤재)와 종갓집 이혼녀 영심(신애라)으로 만났다.
박윤재의 신선한 이미지와 신애라의 안정감 있는 연기는 시너지를 냈다. 박윤재는 최근 스포츠한국과 인터뷰에서 "120부작이 넘는 긴 호흡이라 시청자들이 신우와 영심의 이야기를 지루하게 느끼면 어쩌나 걱정이 있었다"며 "그때마다 신애라 선배님이 '우리가 흔들리면 안 된다'고 호흡을 맞춰보자고 북돋아주셨다"고 말했다.
실제로 '불굴의 며느리'는 70~90회에 이르렀을 때 '내용 전개가 지지부진하다'는 이유로 10% 초반대 시청률로 떨어지는 위기를 겪었다. 두 사람의 숨은 노력이 통한 셈이다.
# 오현창이 돌아왔다
우연의 일치일까. '불굴의 며느리'를 연출한 오현창 감독은 '황금물고기'의 메가폰을 잡았다. 1년 만에 돌아온 오 감독과 함께 MBC 일일극도 살아났다.
오현창 감독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대본을 쓴 구현숙 작가와 남 다른 호흡을 자랑했다. 솔직한 대화를 통해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게 된 것.
출연 배우가 많은 일일극의 특성상 극중 등장인물의 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기 마련이다.
신애라-박윤재, 강경헌-이훈, 이하늬-이승효, 김보연-이영하 등 커플이 맺어지기 까지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김보연-이영하 사이에 임예진의 캐릭터를 어떻게 넣을지, 박윤재-신애라의 관계에서 김유리 캐릭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등 감독과 작가의 고민이 많았다.
오 감독은 막장으로 비춰질 수 있는 소지가 발견 될 때마다 구 작가에게 대본 수정을 과감히 부탁하기도 했다. 구 작가는 불쾌하게 받아들이는 일 없이 빠르게 수정 작업에 임해줬다. 이들의 프로 정신이 '불굴의 며느리'를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 속에서 막을 내리도록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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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정기자 eldol@s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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